지난 90년 4월 15일 오전. 서울역앞 대우빌딩 22층에 자리잡고 있던
(주)대우 건설부문 기획실에는 심상치않은 긴박감이 감돌았다. 일본에서
갑자기 날라던 후쿠오카 정보센터(SRP)건설사업 정보때문이었다.

사업참가여부에 관한 통보시한은 당일 오후. 장영수사장은 고심끝에 참가
결정을 내리고 2주일후에 있을 입찰마감시한에 맞춰 사업계획서를 마련
하라는 지시를 하달한다. 밤낮없이 준비된 사업계획서는 일본 현지에서도
놀랄 정도로 완벽했다.

이 사업참가는 결국 3년후인 지난해 6월 국내건설업체중에서는 처음으로
일본건설시장에 일본업체와 동등한 자격인 원청자로 진출하는 계기가 된다.
이같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강력한 추진력이 대우건설부문의 경영컬러이다.

급변하는 세계시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빠르고 정확한
판단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게 지난87년이후 7년째 대우건설부문을
이끌고 있는 장사장의 지론이다. 장사장이 전결권을 하부로 대폭 이관한
것도 여기에서 비롯되고있다.

장사장은 일일히 결제하는 것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시간을
쓸데없이 소모하면서까지 격식을 갖춘 서면결제는 더욱 그렇다.

먼저 구두결제를 받아 사안을 처리한후 정 필요하면 사후에 서면결제를
받아라는 식이다.

보통 매주 화요일에 갖는 본부장간담회는 대개 각 본부간 의견및 정보를
교환하는 자유토론장의 역할을 한다.

한달에 한번 하는 임원회의도 향후 경영계획 등 거시적인 사안이 주로
거론될뿐 구체적인 사업결정은 각 본부별로 이루어진다.

"맨파워"가 대우건설부문 경영스타일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있는
것은 이같이 실무자들의 판단력과 상황대처능력을 중시하는 풍토에서
나온다.

대우건설부문의 이같은 제반 경영정책은 2천년대 세계적인 종합건설업체
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아래 추진되고있는 제네콘경영으로 모아지고있다.

장사장이 주창한 제네콘(Gene-Con)경영은 단순시공에서 벗어나 기획 설계
시공 관리 등을 일괄적으로 담당하는 종합건설경영으로 여기에는 정확하고
신속한 판단을 내릴수 있는 "맨파워" 육성이 핵심이 되고있다.

한국산업은행 태영 등을 거쳐 지난 78년 대우에 스카우트된 장사장은
정통 엔진니어로서는 드물게 뛰어난 판단력과 추진력 설득력 등을 갖춰
국내 건설업체의 최고 전문경영인으로 평가받고있다.

91년 12월 30일 파키스탄에서 해외 단일 도로공사로는 가장 큰 9억5천
7백만불 규모의 파키스탄고속도로 공사를 7시간의 마라톤 전화통화를
통해 일괄수주한 사실은 지금도 유명하다.

장사장 뒤에서 각분야별로 제네콘경영을 이끌고있는 것이 8명의 부사장
이다. 이 가운데 수석인 박종덕부사장은 지난해 대우그룹기조실에서
자리를 옮긴 법무통이다.

법무부에서 관료생활을 시작, 모두 14년 가까이를 법무부에서 지낸
박부사장은 82년 대우와 인연을 맺은뒤 그룹기조실에서 법제 인사 감사
등을 담당했다.

조용준부사장은 92년 현대건설에서 영입된 정통엔지니어이자 토목시공
기술자. 조부사장은 건설관료를 거쳐 현대건설에서 전무까지 승진한
이명박 전현대건설회장의 직계인물로 알려져있다.

한용호부사장은 건설현장의 젖줄인 지원본부와 일본사업지원을 책임지고
있다. 한부사장은 교보사옥, KOEX전시관, 대전공작창 공사현장 등에서
소장을 거쳐 5년 가까이 건축본부장은 지낸 건축통이기도 하다.

진재순부사장은 국내건설공사 수주를 담당하는 업무에서 잔뼈가 굵은
철저한 영업통이다. 88년 상무시절부터 국내업무본부장을 맡고있는
진부사장은 영업통 특유의 추진력을 갖춘 인물로 정평이 나있다.

양근수부사장은 20년동안 현대건설에 몸담고있다 84년 자리를 옮긴 정통
토목엔지니어. 그동안 리비아건설현장에서 주로 근무하다 92년부터
3백40km 파키스탄고속도로 공사를 총괄하고있다.

손혜환부사장은 20년 가까이 시멘트관련 업무를 주로 해온 시멘트전문가.
대우의 중국산동시멘트공장 건설을 위해 지난해 영입된 인물이다.

김종채부사장은 한국전력공사에서 32년간 근무하다 지난해 스카우트된
발전소건설전문가. 대우가 시공중인 월성원자력발전소 3.4호기를 비롯
하동화력발전소 건설을 책임지고있다.

이현구부사장은 지난 73년 대우건설이 생기면서 한진건설(당시 한일개발)
에서 31세의 나이에 이사부장으로 이적해온 창립멤버. 78년부터 해외공사
담당 리비아본부 해외지원 싱가폴담당 수단담당 등 해외공사부문을 두루
거친 해외통이다. 92년부터 설계 기술개발 감리 등 엔지니어분야의 총책을
맡고있다.

대우건설부문의 실직적인 야전사령관격인 13명의 전무라인은 대부분
중간에 외부에서 영입된 전문가집단이다.

비중을 더해가는 주택사업의 수장인 이준전무 정도가 창림멤버에 속한다.
사내 "신사"로 통하는 이전문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으로 업무처리도
겉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치밀하다는 평.

전락근전문와 박계오전무는 건축, 토목으로 분야는 다르지만 각기 해외
건설통으로 양부사장을 지지하는 양대축이다.

이정구전무는 한국전력 호남전력 등에서 잔뼈가 굵은 발전소전문가로
대우가 지난88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발전사업을 이끌어오고있다.

유계성전무는 교량전문기술자로 대우 토목부문의 지주이며 진용무전무는
대우의 살림꾼으로 경리회계통이다. 또 최동욱전무는 경력의 대부분이
해외사업담당으로 채워질만큼 해외정보에 밝은 미주지역전문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