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경석 <한국엔지니어클럽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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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연일 계속되는 가마솥 더위로 인해 지난
7월22일에는 예비전력이 73만5천kw까지 떨어져 전력예비율은 지난 78년
제한송전 해제후 최저수준인 2.8%를 기록했다. 다시 제한송전 사태가
오지않느냐는 걱정도 나오고 있다.
전력수급에 빨간불이 켜진것은 전력수요가 급증하고있는데 큰 원인이
있지만 정부가 전력수급계획자체를 너무 안이하게 세운 것도 한몫
작용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5공시절인 지난 85년 장기전원개발계획을 축소 조정, 발전소 건설 규모를
대폭 줄였기때문이라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마경석엔지니어클럽 명예회장은 발전시설용량을 대폭 줄이는 계획안이
나왔을 당시 강력한 반대론자였고 지금도 발전소 건설을 늘리라고 주장
하는 사람이다.
그는 90년대에 제한송전 사태가 빚어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를 했었다.
마회장을 강남구 논현동의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현재 전력에 비상이 걸리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무엇입니까.
"전력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예상을 못하고 전력공급 예비율을 낮게
책정한 것이 원인입니다.
공장등의 산업부문 수요가 큰 폭으로 늘고 이에 못지않게 에어콘 등
가정용 수요가 급증하리라는 판단을 하지못했기 때문이죠. 전력을
수입할수 없는 고립된 지역인 우리나라와 같은 경우는 예비율이 최소한
15%이상은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비율이란 무엇인지요.
"전력의 공급능력이 얼마나 남아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죠. 예비율이
낮아지면 그만큼 전력여유분이 적어지는 것입니다.
예비율이 3%선으로까지 떨어진다는 것은 전력 공급능력이 충분하지않아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는 뜻입니다. 전력의 공급여력이 충분하지않으면
여간 문제가 아니죠. 공급여력이 부족하니 제한송전 얘기까지 나오는
것입니다."
-예비율이 낮아지게 된 이유는요.
"지난 85년에 총6백50만kw를 생산할수 있는 발전소 건설을 백지화
시켰습니다. 울진3,4호기와 영광3,4호기등 원전 4기와 화력발전소 4기의
건설을 취소했습니다. 그때문에 예비율이 떨어지게 된 것입니다.
81년도의 당초 계획안대로 발전소 건설을 추진했다면 현재와 같은 전력난
은 겪지않았을 겁니다."
-발전소 건설을 취소한 직후부터 예비율이 떨어졌나요.
"86년도에는 61%까지 올라갔습니다. 88년도 초반에도 50%를 넘었죠.
그러나 88년 여름에 폭염이 내습하여 예비율이 7.7%로 뚝 떨어졌습니다.
그후부터 계속 냉방전력의 성수기인 여름철에 전력비상이 걸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정부는 건설공기가 짧은 복합화력발전소등의 건설을 서둘러 발등의 불은
끌수 있었죠. 하지만 올해는 유사이래의 무더위때문에 예기치못한 5백만kw
의 냉방전력수요가 발생하여 심각한 상황이 된 것입니다."
-적정 예비율을 확보할수있는 자신이 있어 발전시설용량을 줄인 것이
아닌지요.
"그당시 전력수요 증가율을 연평균 6~7%로 책정한 것이 잘못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10년간의 전력수요 증가율이 12%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대단히 낮은 예상치였습니다. 잘못된 추정에 의해 발전소 건설을 취소
했다고 봅니다."
-수요 증가율을 왜 낮게 잡았다고 보시는지요.
"외국의 증가율은 우리보다 낮은 것이 사실입니다. 일본이 2~3%이고 대만
이 4~5%입니다. 우리는 사정이 다르죠. 우리는 해방후 33년간을 제한송전을
했습니다. 제한송전때문에 전력의 잠재수요가 깔려있었는데 이걸 감안하지
않았어요.
다시말해서 에어콘등 소비성 전력수요가 소득증대에 따라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잠재해있었는데 외국예만 보고 지나치게 낮게 봤던게
잘못이지요.
제한송전이 풀리면서 전기를 사용하는 부문이 많이 형성되어 가는 과정
입니다.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사회가 발전하면 1인당 전력사용량이 계속
증가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한꺼번에 늘어나는것이 아니라 차츰차츰
늘어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전력소비가 외국과 다르다는 것은 제2차석유파동을 전후하여
미국 일본등 외국은 전력소비가 감소하거나 소폭 증가하는데 그친반면
우리는계속 높은 증가 현상을 보였다는데에서도 알수있습니다"
-전력수요 증가율을 잘못 책정했다면 곧바로 시정할수는 없었는지요.
"그당시는 동자부가 청와대에 이의를 제기할수없는 상황이었죠. 전원개발
당사자인 한전도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소신을 갖고 얘기하는 사람도
없었어요. 원전건설을 준비하고있던 현대건설은 사색은 되었었지요.
기술인력을 양성하고 확보하느라 막대한 투자를 했는데 해고를 시키게
되었다고 한숨만 쉬고 있었지요"
-현재의 전력난을 전적으로 5공정권의 책임으로 보시는지요.
"당초 계획대로 원전 4기를 건설만했다면 현재 4백만kw는 생산되지요.
올여름의 전력난은 폭염으로 인한 냉방용 전력수요의 급증이 큰 요인
입니다. 당초 계획대로 추진했다면 냉방용 전력수요를 해결할수 있는
셈이지요. 당연히 심각한 상황이 될수 없지요"
-전력요금을 인상한다는데요.
"상공자원부가 하반기에 전력요금을 인상하기로 한것은 잘한 것입니다.
발전소 건설등 전원개발투자 확충을 위해서 필요합니다. 지금의 요금
으로는 투자재원 확보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위해서는 예비율이 높아야되는데 그러면
전력원가가 상승하니 어쩔수 없지요. 또 전기요금이 외국에 비해낮은
편입니다.
미국을 제외한 프랑스 독일 대만등 대부분의 나라가 우리보다 비쌉니다.
심지어 일본의 경우는 2배가 넘습니다. 가격이 너무 싸서 소비자들이
전기를 헤프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당장의 전력난 해결을 위해서
합리적인 소비가 절실한 때입니다"
-전력값이 외국에 비해 싼 이유는 무엇인가요.
"원전때문이지요. 발전원가가 제일 싼 것이 원전입니다. 우리나라는
원전이 전체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 총발전단가가 내려가
전력값이 낮은 것입니다"
-지금과 같은 전력난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예비율을 전문가인 전력인들에게 맡겨 그들이 오랜 경험을 토대로 결정
하도록 해야합니다. 전력개발사업은 전력인에게 일임해야 한다는 뜻이죠.
정부는 한차원 높여 그들을 감시하고 지원만 하는 입장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리=정용배기자>
7월22일에는 예비전력이 73만5천kw까지 떨어져 전력예비율은 지난 78년
제한송전 해제후 최저수준인 2.8%를 기록했다. 다시 제한송전 사태가
오지않느냐는 걱정도 나오고 있다.
전력수급에 빨간불이 켜진것은 전력수요가 급증하고있는데 큰 원인이
있지만 정부가 전력수급계획자체를 너무 안이하게 세운 것도 한몫
작용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5공시절인 지난 85년 장기전원개발계획을 축소 조정, 발전소 건설 규모를
대폭 줄였기때문이라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마경석엔지니어클럽 명예회장은 발전시설용량을 대폭 줄이는 계획안이
나왔을 당시 강력한 반대론자였고 지금도 발전소 건설을 늘리라고 주장
하는 사람이다.
그는 90년대에 제한송전 사태가 빚어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를 했었다.
마회장을 강남구 논현동의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현재 전력에 비상이 걸리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무엇입니까.
"전력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예상을 못하고 전력공급 예비율을 낮게
책정한 것이 원인입니다.
공장등의 산업부문 수요가 큰 폭으로 늘고 이에 못지않게 에어콘 등
가정용 수요가 급증하리라는 판단을 하지못했기 때문이죠. 전력을
수입할수 없는 고립된 지역인 우리나라와 같은 경우는 예비율이 최소한
15%이상은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비율이란 무엇인지요.
"전력의 공급능력이 얼마나 남아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죠. 예비율이
낮아지면 그만큼 전력여유분이 적어지는 것입니다.
예비율이 3%선으로까지 떨어진다는 것은 전력 공급능력이 충분하지않아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는 뜻입니다. 전력의 공급여력이 충분하지않으면
여간 문제가 아니죠. 공급여력이 부족하니 제한송전 얘기까지 나오는
것입니다."
-예비율이 낮아지게 된 이유는요.
"지난 85년에 총6백50만kw를 생산할수 있는 발전소 건설을 백지화
시켰습니다. 울진3,4호기와 영광3,4호기등 원전 4기와 화력발전소 4기의
건설을 취소했습니다. 그때문에 예비율이 떨어지게 된 것입니다.
81년도의 당초 계획안대로 발전소 건설을 추진했다면 현재와 같은 전력난
은 겪지않았을 겁니다."
-발전소 건설을 취소한 직후부터 예비율이 떨어졌나요.
"86년도에는 61%까지 올라갔습니다. 88년도 초반에도 50%를 넘었죠.
그러나 88년 여름에 폭염이 내습하여 예비율이 7.7%로 뚝 떨어졌습니다.
그후부터 계속 냉방전력의 성수기인 여름철에 전력비상이 걸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정부는 건설공기가 짧은 복합화력발전소등의 건설을 서둘러 발등의 불은
끌수 있었죠. 하지만 올해는 유사이래의 무더위때문에 예기치못한 5백만kw
의 냉방전력수요가 발생하여 심각한 상황이 된 것입니다."
-적정 예비율을 확보할수있는 자신이 있어 발전시설용량을 줄인 것이
아닌지요.
"그당시 전력수요 증가율을 연평균 6~7%로 책정한 것이 잘못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10년간의 전력수요 증가율이 12%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대단히 낮은 예상치였습니다. 잘못된 추정에 의해 발전소 건설을 취소
했다고 봅니다."
-수요 증가율을 왜 낮게 잡았다고 보시는지요.
"외국의 증가율은 우리보다 낮은 것이 사실입니다. 일본이 2~3%이고 대만
이 4~5%입니다. 우리는 사정이 다르죠. 우리는 해방후 33년간을 제한송전을
했습니다. 제한송전때문에 전력의 잠재수요가 깔려있었는데 이걸 감안하지
않았어요.
다시말해서 에어콘등 소비성 전력수요가 소득증대에 따라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잠재해있었는데 외국예만 보고 지나치게 낮게 봤던게
잘못이지요.
제한송전이 풀리면서 전기를 사용하는 부문이 많이 형성되어 가는 과정
입니다.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사회가 발전하면 1인당 전력사용량이 계속
증가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한꺼번에 늘어나는것이 아니라 차츰차츰
늘어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전력소비가 외국과 다르다는 것은 제2차석유파동을 전후하여
미국 일본등 외국은 전력소비가 감소하거나 소폭 증가하는데 그친반면
우리는계속 높은 증가 현상을 보였다는데에서도 알수있습니다"
-전력수요 증가율을 잘못 책정했다면 곧바로 시정할수는 없었는지요.
"그당시는 동자부가 청와대에 이의를 제기할수없는 상황이었죠. 전원개발
당사자인 한전도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소신을 갖고 얘기하는 사람도
없었어요. 원전건설을 준비하고있던 현대건설은 사색은 되었었지요.
기술인력을 양성하고 확보하느라 막대한 투자를 했는데 해고를 시키게
되었다고 한숨만 쉬고 있었지요"
-현재의 전력난을 전적으로 5공정권의 책임으로 보시는지요.
"당초 계획대로 원전 4기를 건설만했다면 현재 4백만kw는 생산되지요.
올여름의 전력난은 폭염으로 인한 냉방용 전력수요의 급증이 큰 요인
입니다. 당초 계획대로 추진했다면 냉방용 전력수요를 해결할수 있는
셈이지요. 당연히 심각한 상황이 될수 없지요"
-전력요금을 인상한다는데요.
"상공자원부가 하반기에 전력요금을 인상하기로 한것은 잘한 것입니다.
발전소 건설등 전원개발투자 확충을 위해서 필요합니다. 지금의 요금
으로는 투자재원 확보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위해서는 예비율이 높아야되는데 그러면
전력원가가 상승하니 어쩔수 없지요. 또 전기요금이 외국에 비해낮은
편입니다.
미국을 제외한 프랑스 독일 대만등 대부분의 나라가 우리보다 비쌉니다.
심지어 일본의 경우는 2배가 넘습니다. 가격이 너무 싸서 소비자들이
전기를 헤프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당장의 전력난 해결을 위해서
합리적인 소비가 절실한 때입니다"
-전력값이 외국에 비해 싼 이유는 무엇인가요.
"원전때문이지요. 발전원가가 제일 싼 것이 원전입니다. 우리나라는
원전이 전체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 총발전단가가 내려가
전력값이 낮은 것입니다"
-지금과 같은 전력난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예비율을 전문가인 전력인들에게 맡겨 그들이 오랜 경험을 토대로 결정
하도록 해야합니다. 전력개발사업은 전력인에게 일임해야 한다는 뜻이죠.
정부는 한차원 높여 그들을 감시하고 지원만 하는 입장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리=정용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