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 < 럭금경제연구소 대표이사 >

오늘날 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의 변화는 그 폭이나 속도면에서 우리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 넘는다.

따라서 환경변화의 본질을 파악하고 이에 대처할 방안을 찾는 것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 나아가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중요한 과제다.

환경변화의 본질에 대해서는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가지로 파악될수 있을
것이나 그 주된 핵심은 경쟁이 극심해지고 있다는 점과 부가가치 창출에
있어 지식과 이에 기초한 창의력의 역할이 더욱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요인으로는 흔히 임금 지가 금리 원자재등의
생산요소가격, 환율 사회간접자본수준 기술및 디자인력등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이와함께 정치 행정의 질과 국민들의 합리주의적 경제의식등이 그 하부
구조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요인들의 대부분은 기업으로서는 통제하기 힘든 외부요인의
성격이 강하며 기업이 선택할수 있는 폭도 그리 넓지 않다.

그러나 간과하기 쉬운 것은 기업의 경영능력 혁신능력이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이다.

같은 나라안에서 동일제품을 생산하는 기업간에도 영업성과면에서 차이가
나는것.

이제까지 뒤에 처져 있던 기업이 앞서있던 기업들을 추월하고 앞서 나가는
등의 현상은 기업의 경영능력과 혁신능력이 경쟁력 결정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단적으로 반증해 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기업이 무한경쟁의 시대, 새로운 지식사회에 걸맞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때보다도 신속성 창의성 효율성을 갖추어야 한다.

모든 경영혁신 노력은 이러한 성공의 3박자를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
해도 과언이 아니며 특히 조직면에서의 고려가 중요하다.

최근 경영혁신에 앞장서고 있는 선진기업들의 조직면에서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공통된 흐름을 발견할수 있다.

중간계층을 가능한한 줄이고 참모조직등의 군살을 제거하면서 조직을
"네트워크"조직으로 바꾸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알고보면 네트워크조직이란 결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전략적 제휴나 외주업체와의 연계도 네트워크조직의 한 형태라고 할수
있다.

고객의 수요를 충족키 위한 기업활동은 여러부문으로 나누어진 서비스의
합, 예컨대 연구개발 디자인 생산 마케팅 물류 애프터서비스의 합으로
이해할수 있을 것이다.

이 가운데 자신이 가장 잘할수 있고 경쟁우위에 있는 부문, 예를들면 연구
개발과 마케팅을 수행하고 나머지 부문은 신뢰할수 있는 외부의 전문가나
전문기업을 시켜 해당 업무를 수행케 할수 있을 것이다.

경쟁우위가 있는 부문은 강화하여 수익기반으로 삼고 경쟁우위가 없는
부문은 외주를 주어 경쟁력을 강화시킨다는 것이 전략의 포인트다.

이러한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면 소규모조직으로도 기존의 대규모 조직단위
와 같은 규모에 의한 성과를 낼수 있다.

"게임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내는 일본의 닌텐도사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지난 92년의 경우 닌텐도사는 8백92명의 종업원으로 55억달러의 매출,
13억달러의 세전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종업원 1인당 매출액 6백만달러, 종업원 1인당 세전이익이 1백50만
달러를 넘는 경이적인 것이다.

닌텐도는 중요한 "소프트웨어 디자인"과 "마케팅" 업무는 자체적으로 해결
하였지만 그 외의 업무는 모두 외부의 전문가들에게 맡겼다.

즉 닌텐도의 이러한 영업실적은 제품의 우수성에서 비롯한 것이기도 하지만
훌륭한 네트워킹의 결실이기도 한 것이다.

세계적인 신발회사인 나이키나 리복도 연구개발과 디자인, 그리고 마케팅
만을 담당하고 생산은 철저히 외주에 의존하고 있다.

이외에도 "네트워크"의 사례는 많다.

세계적인 석유회사인 모빌은 그들의 정유시설 보수관리를 "서브테크(Serv
Tech)"라는 회사에 맡기고 있고 "내셔널 스틸"이라는 철강회사는 우편실의
업무를 "아메리스크라이브(Ameriscribe)"라는 전문회사에 맡기고 있다.

앞으로 기업활동을 A부터 Z까지 모두 한 회사내에서 자체처리하려는 것은
어리석고 무모하다.

그런 방식으로는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신속히 대응할수도 없을 뿐더러 어느
기업이든 모든 면에서 남보다 뛰어나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종래와 같이 수직적으로 통합된 기업은 혁신을 일으킬수 있는 많은
기회를 스스로 차단시키거나 포기하며 정책의 변경 또한 쉽지 않다.

이에 비해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는 기업은 덜 중요한 일 또는 자신이 없는
일은 외부에 맡기고 자신있는 일에 온 힘을 기울일수 있으므로 기업의
활력을 유지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할수 있는 많은 기회와 여력을
지닐수 있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뢰할수 있고 부르면 언제나 달려올수 있는 파트너 또는
외주업체를 확보하고 그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수 있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된다.

"애플"이나 미국의 장거리 통신업체인 MCI의 예에서 보는 것과 같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관리할수 있는 능력 그 자체가 핵심역량이 돼가고
있으며 앞으로 정보.지식화 사회가 진전될수록 네트워크 능력은 경쟁력과
직결될 것이다.

과연 우리회사의 네트워크의 크기와 범위는 어느정도인지, 네트워크로
연결된 내 파트너의 다양성, 그들과의 관계의 긴밀성은 어느 정도인지
반문해 보고 대책을 세워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