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을 베푸시어 저희 가정을 지켜 주십시요. 또 저희 남편과 같은
입장에 있는 동료기관사도 너그러이 용서하시어 따뜻한 가정과 자랑스런
직장으로 돌아와 예전처럼 힘찬 기적을 울릴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시민들의 지탄을 받았던 철도파업에 참여했다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전국
기관차협의회(전기협) 소속회원의 부인이 철도청에 보내온 탄원서의 일부
이다.

그녀는 철도파업으로 인해 국민들과 철도당국자에 심려를 끼친점에 대해
남편을 대신해 머리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또 무더운 여름 철창속에서 한달여 고행까지 치르고 돌아온 점과 철도
기관사를 천직으로 삼아 20여년간 성실하게 근무해온 경력을 감안, 선처해
줄 것을 탄원했다.

최훈 철도청장은 이달 초순안에 완결할 예정인 징계절차가 막바지로 치닫는
상황에서 이처럼 답지하는 탄원서와 본인의 반성문을 접하면서 마음이
무겁기만하다고 털어놓았다.

2일부터 떠나는 2박3일의 지방철도청순시도 그래서 발걸음이 가볍지 않다는
얘기다.

파업관련 징계대상자가 무려 2백63명에 이를 정도로 많을뿐아니라 공무원
으로서는 치명적인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차원에서 볼때 철도청 최고
책임자로서의 겪는 고뇌를 엿볼수 있다.

"젊은 혈기와 지부장의 부탁을 뿌리치지 못해 지금의 상황에 이르게 된
점을 반성하면서 철도인으로 보람찬 생활을 다시할수 있도록 선처바랍니다"

이처럼 써내려간 본인의 진술이 얼마만큼 진실이냐는 비판의 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공무원으로서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 그에 상응하는 일벌백계의 처벌을
받는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원천적으로 체제자체가 철도파업을 유발했다면 다소간 행위자의
입장을 고려해주는 인정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고개를 들고있다.

일은 벌이는 것보다 수습하는 것이 한층 어렵게 마련이다.

아픈 상처를 겉만 치료해선 의미가 없다.

철도청이 철도파업으로 입은 깊은 상처를 속까지 치유, 철마가 화합의
기적소리를 우렁차게 울리며 달릴수 있는 지혜로운 방안을 철도청관계자는
찾아야 한다.

<노삼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