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노선권 배분기준이 되는 국적
항공사 육성지침을 곧 개정, 아시아나항공의 취항지역을 전세계로 확대해
주고 신규노선을 양사에 배분할 때 양사를 상대로 입찰제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구본영 교통부차관은 3일 이 지침의 개정방향과 관련, 우선 아시아나항공의
취항지역이 현재 미, 일, 동남아, 서남아 등으로 제한돼 있는 것을 철폐해
아시아나도 대한항공처럼 세계 어느지역이나 취항할 수 있도록 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구차관은 이에 따른 양사의 과당경쟁을 방지키 위해 복수취항 허용기준을
강화, 현재 "연간 여객수송수요가 15만명 이상, 주당 평균 운항횟수가 7회
이상"일 경우에 복수취항을 허용토록 돼있는 조건을 대폭 상향조정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복수취항 지역의 운항횟수 배분은 현재 신규취항 업체에 3회까지를 우선
배분하고 이후 균등배분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것을 선발 항공사(주로
대한항공)의 운항횟수를 감안해 3회 이상을 후발항공사에 우선 배정하고
이후 균등배분토록 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재 양 항공사가 치열하게 경합을 벌이고 있는 일본 관서공항의
경우 대한항공이 오사카 노선에 주10회 운항중인 점을 감안할 때 새로
한국측에 배정된 10회중 아시아나항공에 적어도 7회 이상이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한편 신규노선 배분문제는 교통부가 직권으로 조정하거나 양사를 상대로
입찰제를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 입찰제는 교통부가 연간 사용할 수 있는 총점수를 양사에게 각각 준 뒤
신규노선이 나올 때마다 양사가 자신의 입장에 맞춰 점수를 사용해 응찰
하도록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통부는 현재 북경을 포함한 중국 노선의 배분을 위해 양사에 자율
조정토록 맡겨두고 있으나 3일 현재까지 합의를 이루지 못해 곧 교통부가
직권으로 노선을 배분해야 할 상황이다.

북경노선의 경우, 중국측과 합의된 주9회중 아시아나항공은 주9회를 모두
원하고 있고 대한항공은 7회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통부는 양사의 이해관계가 이같이 첨예하게 대립돼 있는 상태에서 지난해
10월부터 벌여온 육성지침 개정작업을 반년이 지나도록 마무리짓지 못해
중장기 항공정책 수립 집행에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각국 항공업계의
비웃음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