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앙수사부(김태정 검사장.김성호 부장검사)는 4일 월성 원자력
발전소 건설공사 수주와 관련, 캐나다 원자력공사(AECL) 한국대리점인
(주)삼창측으로부터 2억원을 받은 안병화 전한국전력 사장(63.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
했다.

안씨는 지난 88월 2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상공부장관을 지냈으며 89년
1월부터 93년 3월까지 한전 사장으로 재직한뒤 지난해 5월 사정수사가 진행
되자 돌연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지난 4월 제주도를 통해 극비리에 귀국했다.

검찰은 또 안씨에게 뇌물을 건네준 박병찬씨(58.구속)에 대해 뇌물공여
혐의를 추가 적용키로 했다.

검찰에 따르면 안씨는 한국전력 사장으로 재직중이던 지난 91년 10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전 사장실에서 한전이 시행하는 월성 원자력발전소
제2.3.4호기 원자로설비공사 등을 도급받아 공사중인 캐나다 원자력공사의
한국 대리점 (주)삼창 회장박씨로부터 공사수주 사례 및 제반 편의제공
등의 명목으로 2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조사 결과 삼창회장 박씨는 지난 91년 10월초 한전 전무 조관기씨를
서울강남의 L호텔과 I호텔에서 두차례 만나 현금 1억원씩이 든 가방을
건네주었으며 조씨가 이 돈을 안씨에게 건네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미국으로 출국한 조씨가 귀국하는대로
소환해 정확한 뇌물전달 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검찰은 안씨가 이 돈을 "개인활동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삼창회장 박씨가 검찰조사에서 "안씨가 조씨를 통해 한전 사장 임기가
만료돼 연임운동을 위해 돈이 필요하다고 말해 2억원을 건네주었다"고
진술한 점등으로 미뤄 이 돈이 고위층에 인사 청탁을 위해 쓰여졌을 가능성
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돈의 사용처를 조사중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8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