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구 통일부총리는 8일 "흡수통일의 기회가 온다면 하루의 지체도 없이
흡수통일을 실현시킨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통일부총리의 이같은 입장표명은 `흡수통일에 반대한다''는 기존의 정책
노선과는 배치되는 것으로 오는 15일 8.15 독립 50주년기념식에서 있게될
정부의 신통일정책의 방향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부총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도봉구 수유2동 통일연수원에서 열린
특강을 통해 "북한정권의 붕괴등 흡수통일의 상황이 필요할 때 우리가 이를
거부하거나 연기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부총리는 이어 "민족적 차원에서 흡수통일의 기회는 그 비용이 많이 든
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그런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해 "흡수통일에 반대
한다"는 기존 정책을 전면 수정하고 있음을 강력 시사했다.

이부총리는 또 독일 통일 당시 폰 바이츠제커 대통령의 말을 그예로 인용
하면서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모든 국민들에게 자유를 줄 기회가 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그 희생을 치를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부총리는 그러나 "이왕 기울어져가는 북한의 붕괴를 앞당기는 방안을 채
택, 실천해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면서 이는 인간의
존엄성-민족 복지등 한반도의 평화구조를 위협하는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부총리는 이어 제한적 개방및 고립 탈피 시도등 북한의 다른 변화 가능
성에 대해서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서는 민족 전체의 복리차원
의 점진적이며 단계적인 통일대책을 수립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