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저물어 간다. 이맘때가 되면 학부모들로부터 세뱃돈과 관련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자녀에게 매주 혹은 매달 정해진 용돈을 주고 관리시키고 있는데, 세뱃돈으로 자녀에게 갑자기 큰 금액이 생기니 어떻게 관리하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 실제로 학교에서도 설 연휴가 끝나면 아이들끼리 ‘너는 얼마 받았냐, 나는 얼마 받았다’는 얘기를 주고받는다. 친척이 많은 경우가 유리하다. 세뱃돈으로 100만원 넘게 받았다는 아이도 있어 무척 놀란 적이 있다. 아이들은 자신이 만날 수 있는 어른이 몇 명이니 얼마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예상 수입을 계산한다.세뱃돈에 대한 어른과 아이의 관점은 다르다. 설날 인사를 올리는 아이들이 반갑고 예쁘니 용돈도 주게 된다. 금액은 당연히 주는 어른들이 정하는 게 맞다. 그런데 간혹 아이들은 기대보다 적은 금액을 받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실망감을 표현하기도 한다. 어른들은 아이가 벌써 돈을 밝힌다고 당혹스러워한다. 아이에게 그 자리에서 금액을 바로 확인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가르쳐줄 필요가 있다.갑자기 큰 금액의 세뱃돈을 받으면 혼란스러울 수 있다. 아껴 쓰고 모으던 행동이 무의미하게 느껴질 수 있어서다. 비정기적 용돈은 반드시 다른 통장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세뱃돈을 부모님이 맡아준다며 돌려주지 않아 속상하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아이들을 종종 본다. 아이들끼리 “부모님께 맡기면 안 된다, 세뱃돈은 실컷 쓰는 게 최고다”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비정기적 용돈을 따로 모아두는 자녀 이름의 통장을 만들어 입금하고, 그 자리에서 통장을 바로 보여주는 게 좋다. 요즘은 비대면으로 미성년 자녀 통장을
이탈리아가 낳은 ‘불멸의 천재 화가’ 카라바조(1571~1610). 그의 전체 이름은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이다. 카라바조 출신의 미켈란젤로 메리시라는 의미다. 나중에 그는 카라바조가 아니라 밀라노 출생으로 밝혀졌지만, 우리는 그를 여전히 카라바조라고 부른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빛의 거장 카라바조 & 바로크의 얼굴들’을 관람하면 카라바조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1606년 작)을 볼 수 있다.다윗과 골리앗의 결투에 관한 얘기는 성서 사무엘 17장에 나온다. 베들레헴 출신 젊은 목동 다윗은 무장도 하지 않은 채 블레셋의 거인 용사 골리앗과 싸우겠다고 나선다. 결투에서 승리한 쪽이 패자를 정복할 수 있는 운명이 걸린 싸움이었다. 큰 키의 골리앗은 갑옷과 투구로 무장하고 커다란 창까지 들고 있었다.다윗은 예상을 뒤집고 물맷돌 하나로 골리앗의 이마에 정확히 맞혀 쓰러뜨린 뒤 그의 칼집에서 칼을 뽑아 목 베어 죽였다. 다윗은 골리앗의 목을 들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온다. 서양미술사에서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다룬 많은 작품이 만들어졌다. 카라바조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여러 버전의 그림으로 그렸다.전시에 온 그림에서 다윗이 왼손으로 쥐고 있는 골리앗의 잘린 머리는 피폐해진 카라바조의 자화상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카라바조 전기를 쓴 벨로리(1613~1696)에 따르면 골리앗의 머리는 실제로 카라바조의 자화상이었다고 한다.피 흘리는 골리앗의 얼굴은 흉측하고 처참하다. 카라바조 전기 작가들은 이런 골리앗의 얼굴이 단순한 회화적 표현을 넘어 카라바조 자기 내면을 그린 것
마피아 가문 이야기를 통해 미국적 성공 신화의 어두운 면을 그린 ‘대부2’는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영화계 통설을 깬 걸작이다. 1974년 개봉 당시 흥행과 비평,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속편의 새로운 기준”, “현대 영화의 교과서”란 극찬을 받았다. 속편으론 처음 아카데미상을 받았을 뿐 아니라 작품·감독·각색·남우조연·음악·미술상을 휩쓸며 작품·남우주연·각색상에 그친 전편을 뛰어넘었다.‘터미네이터2’도 역사상 최고의 속편 중 하나로 꼽힌다. 액체금속 로봇 T-1000을 표현한 CG(컴퓨터그래픽)는 영화계에 CG 붐을 일으켰고 터미네이터가 스스로를 파괴하기 위해 용광로에 들어가는 마지막 장면은 지금도 회자되는 명장면이다.하지만 속편이 망작이 되는 사례가 여전히 더 많다. 2019년 ‘조커’의 예상 밖 히트에 힘입어 올해 개봉한 ‘조커: 폴리 아 되’가 대표적. 제작비 3억달러를 투입했지만 본전도 못 건졌다. 관객과 평단의 점수도 100점 만점에 32점(로튼토마토)에 그쳤다. 전작은 소시민 아서가 개인적 고통과 사회적 요인으로 악당 조커가 돼가는 모습을 그려 “빌런 영화의 새 기준”이란 호평에 큰 흥행을 거뒀지만 속편은 처참한 실패작으로 끝났다.올해 개봉한 ‘글래디에이터2’도 24년 전 개봉한 전편보다 주연배우의 카리스마와 극적 긴장감이 훨씬 처진다는 평가가 많았다.속편은 1편의 성공을 기반으로 제작된다. 그만큼 관객의 눈이 올라가 있기 때문에 뻔한 줄거리와 연출로는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넷플릭스 최고 히트작 ‘오징어 게임’의 속편 ‘오징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