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11일 금융실명제실시 1주년을 맞아 청와대에서 조촐한
오찬 모임을 가졌다. 이날 낮 실명제 정착에 공헌한 정부인사 금융계 업계
언론계 학계 일반인등 30여명을 초청,칼국수를 함께한 것이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지난해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긴급
명령으로 실명제를 강행해야했던 과정등을 상세히 설명하고 "실명제 실시로
금융개혁의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김대통령은 또 참석자들에게
각별한 사의를 표하면서 "앞으로도 실명제 정착에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자리를 함께한 홍재형재무장관은 "실명제는 현재에도 많은 성과가 있지만
앞으로도 금융의 관행 뿐만 아니라 국민의 의식개혁,정치관행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것"이라고 실명제 의의를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실명제 유공자로 뽑힌 업계 3인과 민간유공자 4명및 학계
인사들과 실명제 실시에 관한 당사자들의 경험담 의견등을 들었다.

종업원들에게 실명제에 대한 홍보및 교육을 시킨 공로로 이날 오찬에
참석한 서영권 금성공조사장은 실명제 실시에 따른 중소기업의 요구를
대변해 관심을 끌었다. 서사장은 "중소기업에게 할인어음제도를 확대해
주고 자금지원을 더 늘려 대출을 쉽게 받을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실명제 실시 모범 은행원으로 초대받은 이영희 한일은행계장은 "처음에는
주민등록증을 안가지고와 금융거래에 여러 문제가 생겼었는데 요즘에는
주민등록증 지참이 습관화 됐다"며 은행거래에서 실명제가 착실히 정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학계 인사로 초청된 이재웅 성균관대교수는 "96년 종합과세의 성공여부는
저축이 얼마나 증가할 것이냐에 달려있다"며 "세제를 만드는데 있어 너무
잔고기를 잡겠다는 과욕보다는 국민에게 금융거래의 큰 불편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으로 진행돼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대통령은 정부의 실명제 홍보 광고에 무료로 출연한 인기 탈랜트 최진실
양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최양은 "홍보물 제작에 무료 출연을 요청해
와 망설였는데 나라을 위해 좋은 일이라는 주위의 권유에 따라 출연하게
됐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최양은 또 "하루에 용돈을 얼마나 쓰느냐"는 김대통령의 질문에 "주차비
기름값 식사비등 2만5천원 정도를 쓴다"고 답해 여전히 "알뜰 짠순이"임을
과시했다.

<한우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