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13일 금융실명제 실시후 처음열린 주식시장에서 무차별적으로
쏟아져나온 매물로 종합주가지수는 32.37포인트나 하락했다. 단 두종목만
제외하고 9백18개 종목의 주가가 떨어졌고 그중 단 한종목만 하한가를
면했다.

다음날인 14일에는 하락세가 다소 진정되기는 했으나 26.90포인트의
대폭락이 이어졌다.

하루를 쉬고 열린 16일 주식시장의 분위기는 돌변,25.00포인트의 폭등
으로 돌아섰고 18,19일 이틀연속 24포인트씩 폭등하며 단1주일만에
실명제실시이전수준을 가볍게 회복했다.

증권전문가들은 이때 주식시장에서 금융실명제 "충격"이 마무리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실명제 영향은 외형적 충격보다는 질적 변화로 나타났다.

첫째가 자산주의 부상으로 대표되는 투자척도의 변화이다. 내재가치를
중시하는 정석적인 투자패턴이 더욱 정착됐다.

실명전환마감때쯤부터 시작된 "자산주돌풍"덕에 만호제강 성창기업등의
주가가 땅이많다는 이유로 두달만에 두배 세배로 올랐다.

둘째는 기관투자가의 비중급증이다. 이전까지 15%전후를 맴돌던 것이
실명제이후 20%대로 올라섰고 올들어 30%대까지 올라선 적도 있다.

금융실명제 실시로 음성자금의 유출입이 어려워지자 개인거액투자자
(큰손)의 운신이 제약받은 반면 금융기관은 주식시장에서 보다많은
자금을 운용한 결과이다.

셋째는 주가차별화양상이다. 삼성전자 포철등 블루칩등 우량주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으나 상장기업의 부도가 잇따르면서 "부실주"는 끝없는
하락세를 면치못했다.

내재가치중시의 투자와 기관비중의 증가에 따른 현상으로 많은 개인
투자자가 보유한 은행주등이 약세를 보여 심한 불평을 불러오기도했다.

불건전매매에 대한 당국의 감독기능에 제약이 생긴 점등도 해결해야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연영규증권업협회장은 "처음에는 무척 걱정했으나 오히려 주식시장 안정에
도움을 줬고 기업들의 직접금융도 활성화시켰다"며 금융실명제가 증권산업
발전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정건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