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부는 북한을 적성국가로 규정하고 있는 현행법 규정을 들어 북한
원자로의 경수로전환에 필요한 자금을 단 한푼도 제공하지 않은 채 조정자
역할만 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 한미간 이견이 있다고 정부당국자가
17일 밝혔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도 북한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불가능한 만큼 경수로
전환에 필요한 자금 40여억달러는 한일양국이 전액 부담하도록 요구하고 있
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정부는 미국이 자금을 일체 제공하지 않은채 우리측이 막대한 자
금을 부담하는 것은 국민정서가 용납하지 않는 만큼 미국도 상당액을 지원
해야 한다는 방침이나 미국측은 여전히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
졌다.

정부는 이달말께 로버트 갈루치 미국무부차관보가 방한하면 경수로 지원을
위한 자금 및 기술분담문제를 집중협의할 예정이나 미국측은 직접적인 자금
제공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계속 강조하고 있어 한미간 마찰이 예상된다.

이 당국자는 "미국은 자국의 적성국 교역법과 대공산권 수출통제위원회 (CO
COM)규제를 제시하면서 대북경수로 지원에 자금을 일체 제공할 수 없다는
방침을 세우고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미국은 이같은 법규상의 규제를 북한측에도 이미 통보했다"
면서"현재까지 한미간 협의로 미루어볼때 미국의 입장은 경수로지원 사업
에 자금은 대지않고 조정자 역할만 하겠다는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일체의 자금을 제공하지 않은 채 우리만 막대한 자금을 부담
하는 것은 국민정서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 어떤 형태로든 미국측도
경수로 전환사업에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는것이 정부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측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일본정부도 국민정서에 배치된다는점 등을
강조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