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호문제가 새롭고 강력하게 대두되면서 기업들로서는 그에 따른
의무이행에 커다란 부담을 느끼고 있다. 다시 말하면 환경보호의무를
이행하면서 기업이 계속 성장을 추구할수 있느냐 하는 이른바 "지속가능한
성장"(sustainable growth)이 가능하느냐 하는 의문에 직면하게 된다.
이는 곧 기업이 짊어져야 할 환경보호부담이 비용이냐 투자냐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세계최초의 반도체생산업체인 미국의 인텔사는 환경보호부담이 결코
비용이 아니라 투자이며 그것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인텔은 환경경영에 역점을 두기 시작한 지난 85년이후 반도체생산과정에서
사용되는 유독성폐기물을 50%이상 줄이는데 성공했다. 유독성폐기물의 90%
이상은 재처리돼 생산공정에 다시 사용된다.

91년에 1천7백96t정도였던 종이 금속 플라스틱의 재활용량은 92년에
3천6백90t,93년에는 4천15t으로 늘어났다. 94년부터는 컴퓨터시스팀
제작과정에서 프레온가스같은 오존파괴화학물질(ODC)의 사용을 완전히
중단함으로써 이 부문에서 세계적인 선두기업으로 등장했다.

이러한 환경경영부담에도 불구하고 인텔은 순익이 85년 18억달러에서
93년에는 80억달러로 4.5배나 급신장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의 가능성을
입증해 보였다. 인텔은 환경,보건및 안전(EHS)프로그램이 성공의 장애가
아니라 성공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하고 있다.

인텔의 환경경영은 미국뉴멕시코주 리오 란초에 위치한 공장에 집약돼
있다. 반도체원료인 모래와 세이지브러시의 풍부한 매장량을 배경으로
지난 80년부터 반도체생산시설을 짓기 시작한 이공장의 환경경영은 법적인
기준을 충족시킬뿐만 아니라 선한 기업시민으로서 지역공동체의 공기,
수자원및 토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운영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같은 지역공동체에 대한 의무감은 공장건설에서 생산공정에 이르는
전단계에서 환경공해유발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는 생산설비에 대한 환경디자인기준을 설정,공급업자들에게 이를
충족토록 지도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기술적인 문제가 아닌 부문에 대해
서는 종업원들에 대한 교육등 행정적인 통제가 실행된다. 또한 종업원들로
하여금 공장에 대한 환경감사활동에 참여토록 함으로써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 해결방안을 찾도록 하는 자율적인 환경보호활동을 유도하고 있다.

공해유발을 막기위한 인텔의 환경기술은 뉴멕시코공장이 가동하고 있는
공기 품질프로그램을 예로 들수있다. 배출되는 유해가스를 최소화하기
위한 이 프로그램은 화학물질을 많이 사용하는 반도체공장으로서는 필수
적이다. 인텔은 완벽한 배기장치를 설치하고 물을 이용한 세척기를 통해
화학물질에서 나오는 유독성냄새를 완전히 제거한뒤 청정한 공기를 공장
밖으로 배출하고 있다. 화학물질의 누출을 감시하기 위한 화학물질감시
체제를 24시간,3백65일 내내 가동하는것은 물론이다. 인텔의 뉴멕시코
공장은 또 휘발성유기합성물(VOC)배출을 해마다 10%씩 줄이기로 한 본사의
지침에 따라 92년에는 25t의 VOC배출을 줄이는등 목표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러한 조심성있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텔은 93년 뉴멕시코주정부로부터
VOC를 기준이상으로 배출했다는 경고장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인텔은 주정부와 공동으로 전체 배출통로를 재점검한 결과 이같은
지적사항이 잘못됐으며 오히려 기준치를 90%이상 초과달성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인텔이 자랑하는 환경기술은 또 다른 역삼투탈이온화장치(RODI)가 중심이
된 수질개선프로그램이다.

한번 사용된 물은 60%가 RODI를 통과해 실리콘웨이퍼의 오염물질을 세척
하는데 이용되고 나머지는 냉난방과 배기장치(30%)와 식당및 화장실에
재활용되고 있다. RODI를 통과한 물은 식수로 사용되는 보통물에 비해
불용해염분이나 화학물질을 거의 포함하지 않는 초청정수로 탈바꿈한다는
것이다.

인텔은 또 화학물질승인제도등의 유독성물질관리프로그램을 통해 반도체
생산공정에 사용됐거나 사용될 화학물질등의 저장량을 최소화하고 유출이나
오용등으로 인한 공해유발의 방지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프로
그램에는 작년에 개발한 황산재처리시설이 포함돼 현재는 월6천갤런씩 사용
되는 황산의 90%를 재활용하고 있을 정도다. 이와함께 인텔은 공장주변의
토양을 수시로 채취,오염여부를 조사함으로써 이러한 노력의 성과여부를
점검한다.

<이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