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립 바스티유오페라의 음악감독겸 상임지휘자인 한국출신의
정명훈씨(42)는 지난달초 오페라단측으로부터 부당한 재계약압력을 받은데
이어 해임당한 것과 관련, 14일 오페라단을 상대로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정씨는 이날밤 프랑스주재 한국특파원단들과 인터뷰에서 바스티유오페라측
이 지난 7월 모든 예술적 결정권을 신임 사장에게 양도하고 거액으로 알려진
봉급을 줄이는 한편 당초 2000년으로 알려진 계약기간도 오는 97년까지로
단축할 것을 요구한데 이어 지난 12일 해임조치한데 대해 그같이 밝혔다.

정씨는 "바스티유오페라측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극장측을 상대로
소송하는 수 밖에 없다"고 밝히고 "예술인으로서 이런 부당한 일을 받아
들이는 것은 예술인의 죽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스티유측은 프랑스사회 전체가 휴가에 들어가는 지난달 13일 정씨에게
전달된 서한에서 만일 이달 13일까지 재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해고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한후 이를 시행했다.

지난 89년 취임한 정씨는 프랑스 사회당정권 말기인 지난 92년 바스티유측
과 재계약을 하면서 막대한 보수와 예술적 권한은 물론 오는 2000년까지
임기를 보장받은바 있으나 현우파 정권의 지지로 이달 취임하는 위그 갈
사장은 지난달 13일 그에게 서한을 보내 예술적 권한 포기를 포함, 사회당
정부 당시 쳬결한 계약을 전면 재협상할 것을 요구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