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장릴레이특강] 최근의 금리동향 .. 유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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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수 < 포스코경영연구원 원장 >
금리란 돈을 굴려서 얻을수 있는 수익률이다.
그런데 이 수익률의 크기가 어떻게 결정되는지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렵다.
경제가 복잡해지면서 금리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돈이 풀린 양과 금리사이의 관계만 본다면 일정한 관계가 있다.
어느나라의 경우를 보더라도 돈이 많이 풀리면 조만간 금리가 올라간다.
그래서 금리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대개 통화공급을
줄이게 된다.
한편 경기가 호황일때는 대체로 자금수요가 많아져 금리가 올라가며
불황기에는 금리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지난 8월초의 금리파동은 왜 일어났을까.
금리파동이란 8월의 첫주에 콜금리가 이자율의 법정상한선인 25%까지
치솟아 6일간이나 지속된 상황을 가리킨다.
"8월 대란"이라고 불리는 이번의 금리파동은 극히 예외적인 현상이라고
볼수 있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시중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이 아니라
초단기금리인 콜금리만 급등한 것이기 때문이다.
콜금리는 금융기관들 끼리만 거래하는 콜시장에서 형성되는 금리이므로
시중의 자금사정보다는 금융기관, 특히 은행의 자금사정에 좌우되는 금리
이다.
그러면 은행들은 왜 갑자기 자금사정이 나빠졌을까.
엉뚱하게도 은행들은 당시 자금이 남아서 골치였다.
큰 고객인 대기업들의 자금사정이 비교적 풍성해 이들이 돈을 별로 빌려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은행의 본업은 예금을 받아 이를 굴려서 차익을 얻는 것이므로 믿을만한
기업들이 돈을 빌려가지 않으면 당장 영업수지에 타격이 온다.
그렇다고 부도위험이 있는 중소기업에 선뜻 돈을 빌려주기도 어렵다.
그래서 은행들은 여유자금을 가지고 주식등 유가증권투자를 하고 신용이
있는 고객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을 늘렸다.
5~7월사이 3개월간 시중에 풀린 자금이 계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은행의 이같은 자금운용으로 시중에 돈이 너무 풀려 지난 7월에는
총통화증가율이 16.2%에 달했고 과소비의 조짐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물가불안때문에 안정기조를 강조해 오던 정책당국으로서는 문제가
아닐수 없었다.
급기야 한국은행은 은행들이 자금을 너무 방만하게 운용한다고 경고를
하고 지급준비금(지준)을 제대로 가지고 있는지 엄격히 챙겨보겠다고
선언했다.
지급준비금이란 예금인출에 대비해 은행들이 준비해 두어야 하는 일정한도
의 금액이다.
당황한 은행들은 부랴부랴 대출을 회수했고 이에따라 시중의 자금사정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은행들이 지준을 채우지 못하면 한은으로부터 자금을 빌려서라도 이를
메워야 한다.
이때 빌리는 자금은 금리가 높아 벌칙성자금이라고 불리는데 공식적으로는
B2자금이라고 한다.
한은은 돈을 빌려주지 않고 과태료를 물릴수도 있다.
중앙은행으로부터 이런 벌칙을 받으면 은행의 신용이 떨어져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거나 예금인출사태가 일어나야 정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일이 거의 벌어지지 않는다.
벌칙을 받으면 체면손상은 되지만 은행들이 별로 고통을 받지는 않는것
같다.
돈이 부족하면 기업이나 타금융기관들에 빌려준 돈을 회수하면 된다.
이때문에 중소기업들이나 제2금융권 금융기관들이 더 타격을 받는다.
재무부와 한은은 금리파동이 가라앉은후 당분간은 물가안정보다 금리안정을
중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래서 8월중에는 당초 1조원정도 돈을 풀기로 했으나 추가로 2천억원쯤 더
풀고 은행신탁계정에서 콜시장에 돈을 더 내놓아 콜금리를 안정시키겠다고
한다.
그러나 장기금리가 완만하게나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기본적으로 경기가 상승세를 타고있기 때문이다.
이같이 금리가 오름세에 있을때는 누구나 자금을 단기로 운용한다.
기다릴수록 더 높은 금리를 받을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만기가 긴 회사채가 잘 팔리지 않아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게 된다.
그래서 돈이 급한 기업의 덤핑채권이 나오게 되고 이것이 시중금리를 더
올리게 된다.
이래서 사채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4~5월에 산업은행이 조사한바에 따르면 제조업체의 약33%가 사채를
이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지금은 이 비율이 더 높아졌을 가능성도 있다.
실명제의 실시로 사채시장이 위축되었다는 주장도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이번의 금리파동에서 드러났다.
우리나라의 사채시장은 신라시대에도 존재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뿌리가 깊다.
당시도 사채의 폐해가 커서 문무왕이 사채소탕령까지 내렸다고 한다.
이토록 뿌리가 깊은 사채시장이므로 차라리 양성화해서 제도금융권을
보완토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향후의 금리추이에 대해서는 대체로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한 듯하다.
우선 금리급등에 따라 일어난 자금가수요현상이 추석때까지 이어질 전망
이다.
또 물가도 매우 불안한 상태다.
서비스요금등 물가상승요인이 많고 국제원자재가격도 상승추세라 연말
억제목표인 6%를 지키기 어려울것 같다.
경기과열위험과 물가불안때문에 안정화시책이 계속될 것이므로 통화도
어느 정도의 긴축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8월초에 보았듯이 지나친 긴축기조는 가수요심리를 더욱 고조시킬
위험이 크다.
심리적이유로 금리가 불안해지면 오히려 경제의 안정기조를 해치게 된다.
따라서 통화량에 집착하기 보다 "통화량을 중시하되 금리를 항상 곁눈질
한다"는 미국의 연방은행식 통화관리방식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금리란 돈을 굴려서 얻을수 있는 수익률이다.
그런데 이 수익률의 크기가 어떻게 결정되는지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렵다.
경제가 복잡해지면서 금리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돈이 풀린 양과 금리사이의 관계만 본다면 일정한 관계가 있다.
어느나라의 경우를 보더라도 돈이 많이 풀리면 조만간 금리가 올라간다.
그래서 금리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대개 통화공급을
줄이게 된다.
한편 경기가 호황일때는 대체로 자금수요가 많아져 금리가 올라가며
불황기에는 금리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지난 8월초의 금리파동은 왜 일어났을까.
금리파동이란 8월의 첫주에 콜금리가 이자율의 법정상한선인 25%까지
치솟아 6일간이나 지속된 상황을 가리킨다.
"8월 대란"이라고 불리는 이번의 금리파동은 극히 예외적인 현상이라고
볼수 있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시중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이 아니라
초단기금리인 콜금리만 급등한 것이기 때문이다.
콜금리는 금융기관들 끼리만 거래하는 콜시장에서 형성되는 금리이므로
시중의 자금사정보다는 금융기관, 특히 은행의 자금사정에 좌우되는 금리
이다.
그러면 은행들은 왜 갑자기 자금사정이 나빠졌을까.
엉뚱하게도 은행들은 당시 자금이 남아서 골치였다.
큰 고객인 대기업들의 자금사정이 비교적 풍성해 이들이 돈을 별로 빌려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은행의 본업은 예금을 받아 이를 굴려서 차익을 얻는 것이므로 믿을만한
기업들이 돈을 빌려가지 않으면 당장 영업수지에 타격이 온다.
그렇다고 부도위험이 있는 중소기업에 선뜻 돈을 빌려주기도 어렵다.
그래서 은행들은 여유자금을 가지고 주식등 유가증권투자를 하고 신용이
있는 고객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을 늘렸다.
5~7월사이 3개월간 시중에 풀린 자금이 계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은행의 이같은 자금운용으로 시중에 돈이 너무 풀려 지난 7월에는
총통화증가율이 16.2%에 달했고 과소비의 조짐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물가불안때문에 안정기조를 강조해 오던 정책당국으로서는 문제가
아닐수 없었다.
급기야 한국은행은 은행들이 자금을 너무 방만하게 운용한다고 경고를
하고 지급준비금(지준)을 제대로 가지고 있는지 엄격히 챙겨보겠다고
선언했다.
지급준비금이란 예금인출에 대비해 은행들이 준비해 두어야 하는 일정한도
의 금액이다.
당황한 은행들은 부랴부랴 대출을 회수했고 이에따라 시중의 자금사정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은행들이 지준을 채우지 못하면 한은으로부터 자금을 빌려서라도 이를
메워야 한다.
이때 빌리는 자금은 금리가 높아 벌칙성자금이라고 불리는데 공식적으로는
B2자금이라고 한다.
한은은 돈을 빌려주지 않고 과태료를 물릴수도 있다.
중앙은행으로부터 이런 벌칙을 받으면 은행의 신용이 떨어져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거나 예금인출사태가 일어나야 정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일이 거의 벌어지지 않는다.
벌칙을 받으면 체면손상은 되지만 은행들이 별로 고통을 받지는 않는것
같다.
돈이 부족하면 기업이나 타금융기관들에 빌려준 돈을 회수하면 된다.
이때문에 중소기업들이나 제2금융권 금융기관들이 더 타격을 받는다.
재무부와 한은은 금리파동이 가라앉은후 당분간은 물가안정보다 금리안정을
중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래서 8월중에는 당초 1조원정도 돈을 풀기로 했으나 추가로 2천억원쯤 더
풀고 은행신탁계정에서 콜시장에 돈을 더 내놓아 콜금리를 안정시키겠다고
한다.
그러나 장기금리가 완만하게나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기본적으로 경기가 상승세를 타고있기 때문이다.
이같이 금리가 오름세에 있을때는 누구나 자금을 단기로 운용한다.
기다릴수록 더 높은 금리를 받을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만기가 긴 회사채가 잘 팔리지 않아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게 된다.
그래서 돈이 급한 기업의 덤핑채권이 나오게 되고 이것이 시중금리를 더
올리게 된다.
이래서 사채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4~5월에 산업은행이 조사한바에 따르면 제조업체의 약33%가 사채를
이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지금은 이 비율이 더 높아졌을 가능성도 있다.
실명제의 실시로 사채시장이 위축되었다는 주장도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이번의 금리파동에서 드러났다.
우리나라의 사채시장은 신라시대에도 존재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뿌리가 깊다.
당시도 사채의 폐해가 커서 문무왕이 사채소탕령까지 내렸다고 한다.
이토록 뿌리가 깊은 사채시장이므로 차라리 양성화해서 제도금융권을
보완토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향후의 금리추이에 대해서는 대체로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한 듯하다.
우선 금리급등에 따라 일어난 자금가수요현상이 추석때까지 이어질 전망
이다.
또 물가도 매우 불안한 상태다.
서비스요금등 물가상승요인이 많고 국제원자재가격도 상승추세라 연말
억제목표인 6%를 지키기 어려울것 같다.
경기과열위험과 물가불안때문에 안정화시책이 계속될 것이므로 통화도
어느 정도의 긴축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8월초에 보았듯이 지나친 긴축기조는 가수요심리를 더욱 고조시킬
위험이 크다.
심리적이유로 금리가 불안해지면 오히려 경제의 안정기조를 해치게 된다.
따라서 통화량에 집착하기 보다 "통화량을 중시하되 금리를 항상 곁눈질
한다"는 미국의 연방은행식 통화관리방식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