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공급예비율이 2%대까지 떨어져 제한송전의 위기에 봉착하고 전국토가
메말라가고 있는 작금에 전기요금 인상의 소리가 들린다. (한국경제신문
8월4일자 31면보도)별로 달갑지는 않지만 연초부터 꾸준히 들먹이는것을
보면 어떠한 조치가 있어야 될것만같다.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은 92년2월이후 동결된 상태인데 우리가 하루에
부담하는 전기요금은 얼마나 될까? 보통 중류가정에서 한달에 200kwh를
초과하여 사용하는것은 거의 드물다.

이경우 부가세 포함 1만8,000원 정도이며 하루 사용요금으로 환산하면
6,000정도에 불과하다. 하루 600여원으로 가정생활에서 할수있는 것을
다하고 사는데 전기요금이 비싸다고 말하지는 못할 것이다.

에너지 경제 연구원의 조사에서도 현재 전기요금은 적정수준보다 싼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값이 원가보다 싸 과다사용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웬만한 소비자들 사이에 호텔 커피값보다 한달 전기요금이 싸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한 지금의 요금제도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사실 다른나라와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은 아주 싼편이다.
우리나라를 당 100원으로 잡았을때 대만 110원 프랑스 115원 독일 145원
일본 239원 미국 93원. 그러나 미국은 지역적으로 심한 차이를 보인다.

단지 전기요금이 싸기 때문에 인상해야 된다는 논리는 결코 아니다.
전력사업은 국가 기간산업이며 국가경제의 원동력이다.

설비확충 없이는 국가 발전을 기대할수 없으며 국가 경쟁력에서도
뒤떨어질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한전의 수입은 전기요금밖에
없으며 그러기에 투자재원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장기적 전력수요에 대비하려면 2000년까지 발전소 76기를 더지어 설비
용량을 지금의 2배수준인 5,866만kw까지 늘려야 하는데 93년가격기준으로
무려 37조원이 소요된다.

내년의 경우만 해도 13조원의 투자자금이 소요될것으로 계상하고 있으나
이중 한전의 자체수입으로 확보가능한것은 10조원 정도에 불과하니
나머지는 어떻게 조달해야 하는가?

혹자는 경영합리화를 통한 자구책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하나 한전은
작년실적 기준 투자기관 정부 경영평가에서 1위를 한 기업으로서 매년
4,000억~7,000억원정도의 이익을 남기고는 있으나 투자재원확보에는
어림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전기요금 인상은 물가안정이라는 정책목표도 있지만 앞에서
지적한바와 같이 전원개발 투자확충과 수요관리차원에서 불가피하다고
본다.

배 정 주 <한전 남부지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