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경영의 귀재로 불리는 GE(제너럴 일렉트릭)사의 J 웰치회장이
올해 연례보고서에서 "이회사의 개혁운동을 본받아야 한다"고 지적한
일본의 중소기업이 있다.

제어계측기분야에서는 일본최고의 기업으로 꼽히는 요코가와전기가 바로
그회사다.

웰치회장이 규모면에서 GE사와는 비교도 할 수없을 정도로 작은 요코가와
전기를 거론한 것은 이회사의 경영혁신운동이 상식을 깨뜨리는 혁명적
발상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간선방식으로 이름붙여진 요코가와전기의 개혁운동은 불가능해 보일
정도의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기존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발상으로 이목표를
달성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회사의 개혁이 신간선방식으로 불리는 것은 미가와 에이지사장이 신간선
을 예로 들면서 발상의 근본적전환을 촉구한데서 비롯됐다.

그는 "기존의 철로를 그대로 두고 차체와 부품을 개량하면 10~20%정도
속도를 향상시키는 것이 고작이지만 철로와 차체설계를 아예 새로운 개념
에서 출발하면 신간선처럼 초고속열차의 개발도 가능하다"며 사원들을
독려했던 것이다.

이 회사 신간선방식개혁의 최종목표는 종전대비 30%의 제조원가로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전체비용의 70%를 삭감한다는 어마어마한 계획이다.

신간선방식의 대개혁이 시작된 것은 지난92년9월.

그해 3월결산에서 영업이익이 60%나 감소한데 충격을 받은 미가와부사장
(당시)은 제품코스트의 30%이상인하 간접업무비용의 50%삭감 영업효율의
20%향상이란 사원들을 경악시키는 목표를 내걸었다.

모두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지만 무리해 보이는 목표는 그해 연말까지
3개월만에 달성됐다.

미가와부사장은 지난해 6월9일 2백27명의 기술자를 모아 전사코스트다운을
위한 프로젝트팀을 발족시키면서 이운동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계측기기등 동사의 주력제품에서부터 판금가공 업무관리소프트등 광범한
분야에 걸쳐 16개의 프로젝트를 선정, 30~50%에 이르는 대폭적인 코스트
삭감목표를 설정하고 3개월안에 구체적인 내용을 확립토록 요구했다.

종래의 발상에 얽매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기술자는 젊은층으로만 구성하고
계획에 회의적인 사람은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미가와사장은 이계획을 추진하면서 절대 성공한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한다.

첫시도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던 경험이 자신감을 안겨주었던 것이다.

미가와사장의 기대에 부응하듯 젊은층의 자유분방한 사고를 활용한 신간선
방식개혁은 엄청난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다.

예를들어 치정기의 케이스는 종래 31매의 판금을 사용해 조립해 왔으나
구부리는 방식을 채용하면서 판금부품을 1매로 줄여 가공조립시간을 종전
63분36초에서 불과 9초로 단축시켰다.

이에따라 재료비도 종전수준의 3분의 1로 대폭 감축됐다.

제어용모터에서는 부품수를 종래의 6백34개에서 3백35개로 거의 절반으로
줄이고 프린트판의 사용매수도 4매에서 1매로 감소시켰다.

이같은 방식들을 통해 요코가와전기는 지난2년간 84억엔에 이르는 제조
원가삭감효과를 올렸다.

완벽해 보이던 곳에도 이처럼 큰 개량의 여지가 있었다는데에 사내
관계자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한다.

미가와사장의 코스트절감독려는 그야말로 철저하다.

그가 간접부문의 인원삭감을 요구했을때 경리부에서 더이상의 인원삭감은
불가능하다고 반발한 일이 있다.

이때 미가와사장은 "그렇다면 아예 경리부자체를 해체해 버리겠다"고 호령
했다.

이런과정을 거쳐 경리부는 종전 50명의 인원이 20명으로 줄었지만 업무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한다.

요코가와전기의 사례는 혁신에는 끝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되새기게
한다.

<도쿄=이봉후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