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4분기 국민총생산(GNP)"은 경기가 1.4분기에
이어 확장국면을 지속하고 있으나 과열의 문턱으로 향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할 것을 시사하고 있다.

부분적으로 과소비조짐이 엿보이는데다 물가에 비상등이 커져 있다는
점에서다.

2.4분기 경제성장률 8.1%는 1.4분기 8.9%보다는 낮지만 적정성장률(잠재
성장률) 7%내외를 웃돈다는 점에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할수있다.

특히 농림어업의 절대생산량이 감소하고 건설업이 3%라는 극히 저조한
성장에 그쳤음에도 전체적으로 8%를 넘는 성장을 일궈낸 것은 고공성장으로
평가됨직하다.

김시담한은이사는 "수출과 설비투자가 두자리의 높은 증가를 기록한데
힘입어 성장률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확장세의 지속으로 볼수있다"고 진단
했다.

2.4분기 제조업성장이 91년 4.4분기(11.5%)이후 처음으로 10%대(10.2%)로
올라선 것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경기과열조짐을 거론하고 있을 정도다.

한은은 이에대해 "과열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한은은 초과수요압력으로 공급애로현상이 나타나거나 인력난이 심각할 경우
경기가 과열됐다고 할수 있으나 현재의 경기상황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기의 과열가능성을 경계해야 할만한 이상징후가 곳곳에 엿보인다.

우선 과소비가 꿈틀거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2.4분기 민간소비증가율은 7.6%. 경제성장률 8.1%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증가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게 요주의사항이다.

작년 2.4분기 5.2%, 3.4분기 5.9%, 4.4분기 6.2%, 올1.4분기 6.8%, 2.4분기
7.6%로 민간소비증가율이 계단식으로 올라가고 있다.

이추세가 계속된다면 과소비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내구재소비증가율이 전분기보다 2.5%포인트 높은 12.1%에 달하고 오락
서비스업등이 큰폭으로 성장한 것도 소비증가세의 단면이다.

게다가 물가불안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7월말현재 5.2%에 달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이달들어선 정부의 억제목표선
인 6%를 위협하고 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가 당초 전망치인 6.2%를 넘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최근의 물가상승이 경기과열과정에서 나타나는 초과수요압력때문
이라기 보다는 해외원자재가격상승이나 농산물값급등에서 초래된만큼 경기
과열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의 한 단면으로 볼수는 없다.

그러나 고개를 치켜들기 시작한 소비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경우 물가를
밀어올리는 상황으로 악화될수도 있다.

중소기업들의 부도가 여전히 늘어나는등 경기확장세가 전산업에 고루 퍼져
있지 않지만 과소비와 물가불안우려가 경제운용의 걸림돌로 작용할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따라 한은은 경기의 확장국면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통화와
재정정책을 긴축적으로 끌고가는 총수요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