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은 정신을 차리기 어려울 정도로 국직국직한 사건들로 점철된 한
달이었다.

김일성 사망이후 재개된 미북3단계회담, 대학총장의 주사파발언, 몇십년만
에 찾아온 혹서와 가뭄, 비행기 열차사고등 이 모두가 우리의 관심을 집중
시키지 않을수 없는 사건들이었다.

이러한 와중에서 금유대란(?)이라고 표현하여도 부족할 만한 금융제도상의
큰 헛점이 들어났지만 더 큰 국내외 사건들로 묻혀버리는것 같은 느낌이다.

다시는 이러한 현상이 재발되어서는 안되겠다는 차원에서 한번쯤 재음미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시중에 자금이 많이 풀려 인플레가 우려되는 8월 초에 초단가 금리인
콜금리가 법정 한도인 25%에 육박하였고, 신용을 생명으로 한 금융산업의
척추역할을 해야 할 시중은행이 지급준비금 부족사태를 맞았으며, 투자신탁
을 포함한 제2금융권은 사실상으리 지불불능사태나 다름없는 타입를
일으키기 까지 하였다.

이들은 우리 금융산업의 근간을 뿌리채 흔드는 대형사고임에 틀림없다.

이에 놀란 중앙은행의 개입으로 8월하반월 지준마감일인 22일에는 돈이
남다돌아 은행들이 자금을 어떻게 운용해야 될지 모른는 8월 초와는 정
반대의 상황이 발생하여, 콜금리 하루짜리가 91년 이후 최저수준인 9%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정작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이나 가계부문은 자금차입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고 더 높은 금리 부담을 요구받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
이 있다 하겠다.

이번 금융사태의 제1차적인 책임은 자금관리를 방만하게 해온 시중은행에
있다 하겠다.

시중은행의 가장 중요한 고유기능은 대출이다.

대출심사기능의 고도화를 통하여 우리 금융산업의 선진화를 주도하여야 할
시중은행들의 금리하락기에 보여준 자산운용 방식은 후진성을 면치 못하였을
뿐아니라 금융산업의 건전성과 안전성에 정면 상치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증권시장의 호황기를 틈타 그간 누적된 적자를 보전이라도
하려는듯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들 정도의 과감한 주식투자를 하였다.

다행이 증시 상황의 도움으로 많은 이익을 올렸겠지만 얼마나 위험천만한
자금운용 방식인가.

심지어 어떠한 은행은 주가관리라는 이름하에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하였다.

또한 수신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금융전업기업군육성이라는 취지하에
타금융기관 인수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여 심각한 금융사태는 사전 예고
되어 있었다고 볼수 있을 것이다.

8월초 지준마감일에 자금부족현상이 나타나자 은행들은 투자신탁회사등에
예치한 자금을 무더기로 인출함에 따라 이들 제2금융권마져 지불불능상태
같은 최악의 사태에 직면하게 되었다.

은행들이 여유자금이 생기면 대출의 범위를 확대하여 보다 많은 경제
주체들의 자금이용을 쉽게 해주어야 하고 금리를 하향 안정화시킴으로써
경제성장에 기여하여야 한다.

유가증권투자를 하는 경우에도 1차적으로 채권투자비중을 높힘으로써 사회
전체적인 금리안정을 유도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임출심사기법을 선진화시키고 유가증권의 선택기법을
고도화함으로써 우리 금융산업의 질적 성장에 앞장섰어야 옳았을 것이다.

금유자율화가 진행되고 있어서 작 금융기관들이 자기 책임하에 현명하게
자산을 운용하여야 하겠지만 지나치게 방만한 자산운용을 할 경우 감독당국
은 당연히 금융기관의 건전한 자산운용을 위한 권도 감독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중앙은행을 포함한 금융감독당국도 이번 사태에 대하여
비난을 면키는 어려울 것이다.

제1금융권의 유동성문제가 바로 제2금융권으로 파급되어 전 금융산업이
동시에 혼란을 겪게되는 현 우리 금융구조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때가
되었다고 보여진다.

신경제5개년계획 금융개혁과제에서 제시한 금융산업개편 작업을 앞당겨
실시하여 증권 투신 단자 종금을 묶는 투자은행을 육성하여 이들에게
단기적인 시장실세금리 변동에 탄력적으로 적응할수 있는 상품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즉, 환금성과 유동성 확보를 위하열 단기 유동성자산 운용대상범위를
확대해 주고 소위 MMF와 같은 상품을 개발 운용하게 하여 장기상품의 만기
도래시 환매등에 대비한 유동성 보완기능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타금융권의
문제로 인한 금융혼란을 막는 것이 우리 금융산업의 안전성을 위한 하나의
방안이 될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