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주춤했던 금리가 다시 오르고 있다.

기업어음(CB)매출금리(수익률기준)나 양도성예금증서(CP)수익률이 모두
연16%대로 올라섰다.

하루짜리 콜금리도 전일보다 2.2%포인트 오른 연16%로 상승했다.

소비자물가가 연말억제목표선인 6%를 위협하는데다 금리도 치솟아 금리와
물가가 동반상승하는 형국이다.

경제상황만을 보면 금리가 오를 요인이 많다.

2.4분기경제성장률이 8.1%에 달할 정도로 경기가 빠른 속도의 확장국면을
보이고 있어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의 단순합산치가 실세금리수준이라면 실세
금리는 상승추세를 보일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최근들어 실세금리를 직접 밀어올리는 몇가지 요인들이
가세하고 있다.

양도성예금증서나 기업어음의 발행물량이 늘고 있는게 그것이다.

양도성예금증서는 이달말과 다음달초 1조원정도의 만기상환물량이 집중적
으로 돌아온다.

이는 자금사정이 좋지 않았던 지난 2월말과 3월초에 발행한 것으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은행들이 이를 재발행하려 하고 있다.

짧은 기간에 1조원정도의 재발행물량이 몰려 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어음 역시 기업들이 발행을 다소 늘리고 있다.

이달초 콜금리가 이자제한법상의 최고금리인 연25%까지 치솟던 당시 금리가
더 떨어질 것을 겨냥, 발행을 미뤘던 기업들이 최근들어 금리의 하향안정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발행을 늘리고 있다.

물론 기업어음의 발행물량이 폭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금융계에서는 기업어음의 발행이 증가해서라기 보다는 투자금융
회사들이 은행권의 양도성예금증서수익률이 오르자 경쟁차원에서 기업어음
매출금리를 올려 매출수익률이 상승하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양도성예금증서등의 발행물량이 늘어남에도 수요세력들은 잠잠하다.

일시적으로나마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

수요세력들은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것을 겨냥, 매입을 늦추고 있다.

기업어음매출수익률과 양도성예금증서수익률이 올들어 처음으로 연16%대로
높아진 것도 이때문이다.

회사채수익률도 동반상승하고 있다.

회사채의 발행물량은 많지 않으나 회사채매수세력이 회사채보다 수익률이
더 좋은 기업어음등을 선호, 회사채유통수익률이 올랐다.

회사채주요매수세력인 은행신탁계정에서 최근 회사채매입을 줄이고 기업
어음매입을 늘리고 있다.

이날 오전 은행보증 만기 3년짜리 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이 연13.55%로 전일
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이같은 금리상승추세에 대해 금융당국이 수요의 물꼬를 돌리도록 기관들에
강요성압력을 넣었다는 소문도 있다.

최근 양도성예금증서와 기업어음매출수익률이 치솟고 있는 것은 발행물량
이 늘어난데 따른 일시적인 요인이어서 지속적으로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
는 전망도 없는 것은 아니다.

한은은 시장실세금리의 대표격인 회사채유통수익률이 큰폭으로 뛰지않는
것을 감안할때 금리상승을 우려할 만한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

추석자금수요는 추석전 열흘간 풀리는 현금기준으로 2조5천억~3조원정도로
추산된다.

한은은 일부 대기업들은 자금사정이 좋아 추석자금을 별도로 마련할 필요도
없고 또 상당수 기업들은 이미 7월에 자금을 끌어모아둔 만큼 추석자금수요
가 금융시장을 교란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은행관계자들은 현재의 시장분위기를 감안할때 실세금리는 당분간 상승
압력을 받을 공산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월말로 접어드는 시점이어서 월말상승요인이 있는데다 추석(9월20일)이
다가옴으로써 금리의 상승기류는 지속될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가도 치솟고 금리도 오르는 동반상승현상을 진정시키기 위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