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꾸준히 오르면서 연중최고치 경신을 계속하고
있다. 달러당 원화값을 보면 닷새째 계속 올라 어제는 802원10전을 기록
했는데 이는 지난해 6월18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한 엔당 원화
환율도 798원51전으로 크게 떨어졌다.

이처럼 원화가치가 강세를 보이는 까닭은 수출호조에 따른 결제대금의
유입 외국인주식투자등에 따른 외자유입,원화의 평가절상에 대한 기대감등
여러가지가 있을수 있다. 그러나 이중에서도 지금 당장은 경기호황으로
국제수지가 조만간 개선될 것이며 정부가 경기과열과 물가상승을 예방하기
위해 원화가치의 평가절상을 어느정도 용인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환율수준은 장기적으로는 화폐의 구매력,그나라의
산업경쟁력등에 따라 결정되지만 단기적으로는 외환시장에서의 수급동향에
따라 오르고 내린다. 그리고 단기적인 외환수급은 정부 기업 은행등 외환
시장 참가자의 기대와 의사결정에 좌우되게 마련이다. 특히 외환자유화가
부분적인 수준에 그칠수록 정책당국의 영향력은 커지게 된다.

따라서 앞으로의 환율변화는 외국인 주식투자한도의 확대시기와 폭,원화
평가절상에 대한 정부의 이해득실판정등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3.4분기 경제성장률과 경상수지,물가상승률등이 중요한 판단자료가
될수 있다. 지금으로서는 3.4분기에도 높은 경제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며 물가불안도 낙관할수 없는 처지다.

경상수지의 흑자전환이 당초 기대보다 늦어질 전망이긴 하나 4.4분기에
있을 예정인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확대등을 고려할때 달러당 원화환율이
800원선이하로 떨어질 때가 멀지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원화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달러당 800원선 밑으로 떨어지더라도
올해 연말까지 평가절상폭은 결국 소폭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우리경제처럼 제한적인개방경제로서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경우
대폭적인 수출채산성악화를 견디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처럼 가격
경쟁력이 수출경기를 좌우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또다른 이유는 원화가치의 평가절상이 국내물가안정에 미치는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국내시장구조가 독과점적이어서 원자재값
상승등을 제품값에 전가하기는 쉽지만 환율하락으로 가격인하요인이 생겨도
값을 내리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단기적인 환율등락은 그 지속성
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결국 기업채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환율수준은 조금씩 일관성있게
조정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