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의 생물계는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 천적관계로 얽혀져 있다.

어느 생물이 다른 종류의 생물을 공격하여 죽이든지 번식능력을 저하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사슬이 끊어진다면 종내는 어느 한가지 생물이 지구를 뒤덮어
인류의 생존까지 위협하게 될는지도 모른다.

천적관계를 밝힌 첫 기록은 3세기께의 중국문헌이다.

새의 밀도가 늘어날 때에는 진딧물을 잡아먹는 무당벌레를 많이 잡아먹어
진딧물의 증가를 가져온다는 것이었다.

또 그 무렵 중국 광동지방에서는 개미를 해충방제에 이용했다는 기록도
있다.

해충방제에 천적을 본격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였다.

호주에서 포식성인 베다리아무당벌레를 들여와 감귤의 해충인
이세리아깍지벌레를 방제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뒤 외국산 천적의 도입, 환경개선에 의한 천적의 세력확대, 대량으로
생산된 천적류 방사등으로 해충방제에 큰 진전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널리 이용되는 것은 천적을 외국에서 도입하는 경우다.

외국에서 들어와 퍼진 해충을 방제하려 할 때에는 그 해충의 생산지에서
그에 대응하는 천적을 들여온다.

한국에서도 1931년 미국의 사과명충좀벌을 들여다가 사과명충을 줄이는데
효과를 보았고 75년에는 일본의 루비붉은좀벌을 들여다가 감귤해충인
루비깍지벌레를 없애는데 성공했다.

자기 나라의 토착해충이 설칠 때도 토착천적보다 증식력이나 공격력,
환경적응력이 큰 천적을 외국에서 들여다가 좋은 성과를 거둔 일이 많다.

미국이 최근 삼림과 가로수에 극심한 피해를 주고 있는 매미나방을 박멸할
목적으로 천적인 한국산 파리를 들여다가 시험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다.

집안에서만 활동하면서 병원체를 전파시키는 집파리나 집밖에서 활동하다가
가끔 집안에 침입하여 소아마비병원균을 옮기는 검정금파리, 가축에 붙어
살면서 피를 빨아먹고 병을 일으키게 하는 침파리와 작은집파리등 백해무익
한 파리로 오해될 소지가 있다.

그러나 실은 그 해충들과는 달리 삼림을 매미나방의 피해로부터 보호해
주는 대모파리를 시험결과가 좋을 경우 수입해 가겠다는 것이다.

한국산 파리가 해외시장에 상품으로 까지 등장하게 된 것이 신기한
일이기도 하지만 그에 앞서 토착천적을 활용해 우리 삼림을 잘 가꾸어
가는데 관심을 기울여야 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