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에서 이름이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기업인중 하나이다.
그의 경영전략은 기업경영의 성공모델로 교수들과 학생들의 집중적인
케이스스터디 대상이 되고있다. 특히 교과과목이 사업기획분야와 연관돼
있으면 나이트회장의 이름은 거의 예외없이 강의실안에서 울려퍼진다.
그의 사업기획스타일은 독특하다. 나이트회장의 기획은 2단계로 되어
있다.
제1단계는 시간제 고용인을 포함해 전직원으로부터 회사전반에 대한
설문조사.
2년마다 한번씩 정기적으로 7만여 직원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설문서에는
별의별 내용이 다 들어있다. 어떤 사업을 하면 성공할 것인가,회사가 개선
할 점은 무엇인가 등은 기본이다. 직속상관은 능력있는 인물인가, 직업을
다시 갖는다면 이 회사를 다시 선택할 것인가 등 물어볼만한 것은 거의 다
설문서에 담겨있다.
제2단계는 전체직원들의 설문조사를 토대로 담당부서가 신사업계획안을
짜는 것에서 출발한다. 신상품 개발이나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한
담당부서장은 나이트회장을 포함한 15인의 중역위원회에 신사업계획을
설명한다.
이설명회에서 중역위원회는 담당부서장에게 신사업과 관련된 모든 것을
질문한다. 이 질문들에 대해 부서장이 명확하고 속시원하게 답변하면 그
계획안은 정식 계획으로 채택돼 곧바로 실행에 옮겨진다. 그렇지 못하면
그 안은 쓰레기통으로 직행한다.
나이트회장은 사업기획에서 특히 현장종업원들의 의견을 매우 중시한다.
현장종업원 중 3분의 1이상이 어떤 회사 정책에 불만을 나타내면 즉각
담당부서장에게 그 정책을 수정하도록 지시한다.
현장근로자의견중시는 어릴때 부친의 가르침덕분이다. 유명한 경영
컨설턴트였던 부친은 나이트회장이 16세일때 그를 한 유리공장에서
일하도록 만들었다.
미국산업을 이끌고 있는 것은 경영진도 사무관리직원들도 아닌 바로
현장근로자라는 점을 어린 나이트에게 깨닫게 해주기 위해서였다.
나이트회장은 부친의 이 가르침을 기업 경영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덕에 1백4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에머슨일렉트릭사에는 그흔한
노동조합이 없다. 그에게는 종업원들의 파업이나 노사갈등은 먼나라
이야기일뿐이다.
에머슨일렉트릭이 1.2차 오일쇼크,최근의 세계경기침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순익을 계속 늘릴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나이트회장의 현장근로자
중시정책이다.
냉장고컴프레서 압력게이지등을 생산하는 그의 회사는 연간 매출액이
80억달러(6조4천억원)가 넘는 대기업이다. 세인트루이스시에 본사를
두고있는 이회사는 현재 36년연속 순익증가라는 대기록을 세워놓고 있다.
현장근로자중시의 노사안정책,아래로부터의 의견을 토대로 한 철두철미한
사업기획은 나이트회장의 트레이드마크이다.
독특한 경영방침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그가 최근 경영전략상 커다란
방향전환을 선언,세간의 관심을 더욱 끌고 있다.
지금까지 그는 매출보다는 이익을 중시해왔다. 신사업을 기획할때
최우선사항은 이익이 얼마나 날것인가였다. 판매는 그런대로 되지만
이익이 거의 없는 공장들을 그동안 여러개 문닫거나 매각해버리던 그였다.
그러던 그가 매출중시를 선언,주변을 놀라게 했다. 요즘 그는
부하직원들에게 매출신장에 바탕을 둔 사업계획을 짜라고 독려한다.
이익은 일단 접어두고 회사규모를 키울수 있는 길을 찾기위해 골몰하는
그를 두고 일부사람들은 글로벌경제시대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이들은 지금같은 무한경쟁시대에서는 기업을 알차게 꾸려나가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나이트회장의 생각은 다르다. 글로벌시대에서는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일이 이익을 많이 내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편이 옳을지는
시간이 흘러봐야 알것이다. 그러나 나이트회장의 경영기법을 연구해온
많은 사람들은 이순을 눈앞에 둔 이 기업가가 매출확대전략에서도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