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만 있으면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함께 앉아 토론을 벌이는 것처럼 회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다지점 화상회의 제어장치(MCU)가 삼성전자 통신기술
연구소의 연구팀(팀장 정창진)에 의해 최근 개발됐다.

ISDN(종합정보통신망)에 접속해 쓰는 이장치는 최대 24개의 PC를 연결,
동시에 음성및 화상과 문자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다.

"외국업체가 국내에서 시판중인 화상회의시스템은 두개지점을 연결하는게
대부분입니다. 또 전용회선에 접속해 사용, 전용단말기가 필요하고 별도로
전용회의실을 설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사용자의 경제적 부담이 큽니다"

정팀장은 이에따라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수 있는 ISDN용 화상회의시스템
개발이 활발하다며 이번에 개발된 MCU도 이같은 기술추세를 따라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의 경우 외국계 한 금융회사가 외국본사와의 화상회의를 위해
MCU를 사용하고 있는게 전부"라며 MCU가 아직은 생소한 첨단기술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국산화된 MCU는 3명이상이 화상회의에 참가할때 생길수 있는
혼잡함을 해결하기 위해 의장제어모드와 음성활성화모드등의 기술을 갖추고
있는게 특징이다.

MCU에 연결된 PC를 통해 주화자의 모습과 음성이 제공되는데 의장제어모드
는 의장으로 선출된 사람이 참가자중 주화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발언권을 적절하게 배분, 원활한 회의를 이끌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음성활성화모드는 의장제어모드를 해제하면 자동으로 작동되는데 화상회의
참가자 가운데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참가자의 모습과 음성이 각PC를 통해
전달되도록 한다.

특히 음량측정을 매우 세밀하게 할수 있어 PC가 폐쇄된 공간에 있지 않아도
이같은 기능을 발휘할수 있다고 정팀장은 말했다.

정팀장은 지난해 6월 김영근과장 김도완주임연구원등을 이끌고 MCU개발에
들어갔으며 6개월뒤 이제훈주임연구원 김형기연구원 이은철연구원등이
뒤따라 합류했다.

연구팀은 단1년만에 MCU를 개발, 주위를 놀라게 했다.

시작할때만해도 개발이 가능할까 하는게 지배적인 분위기였다.

정팀장이 MCU개발을 제안한 92년초에 연구가 시작되지 못한것도 이같은
희박한 개발가능성 때문이었다.

물론 첨단기술이어서 당시에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은 것도 투자를
주저케한 요인이었다.

정팀장은 그러나 ISDN에 있어 화상회의기술이야말로 통신기술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확보해야할 핵심기술이라는 확신을 갖고 MCU관련자료를
챙기면서 적절한 연구원을 물색하는 동시에 고위경영자를 설득, 연구기회를
얻어냈다고 말했다.

"연구시작하고 첫 8개월은 MCU의 개념을 이해하고 사양을 분석해 이에맞는
프로그램을 짜는데 보냈습니다"

김과장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연구라 연구초반이 가장 힘들었다고 회고
했다.

정팀장은 ISDN용 전화기등 4년간의 ISDN관련기술 개발과정에서 쌓은
기술력도 큰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 참여연구원들이 젊은탓에 지나친 간섭을 싫어해 자율적인 연구분위기속
에서 연구를 진행했는데 이것이 큰 효과가 있었던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기술을 통합할때는 제대로 될까 하는
마음에 조마조마했어요"

정팀장은 연구초반에 어려움이 컸지만 이때 준비성 연구를 철저히한
덕분에 나중 연구를 순조롭게 진행할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