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인은 늘 합리화를 염불처럼 되뇌지만 그 소망은 궁극적으로 국민소득
을 증대시키는데 있다.

생산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종업원의 인건비는 국민소득이며 인건비
이외에 종업원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달리 생산에 참여한 자본의
몫으로도 돌아가야 하기때문에 결국 인건비를 늘려서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일이 오늘의 경영인에겐 절실한 과제가 되고 있다.

고임금 고부가가치를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는 것 자체가 경영인이
국민소득증대에 앞장선다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또한 경비를 절감하여 이윤을 높이는 대신 종업원의 창의력을
바탕으로 고가품을 만들어 내는 길만이 경쟁에 이길수 있다는 시대
상황을 설명해 주고 있다.

소비주체인 종업원에게 임금을 많이 주어야 기업이 잘된다고 카네기는
벌써 오래전에 갈파한 적이 있다.

오늘의 노동자들이 최선을 다해서 일하도록 분위기를 잡아주는 일은
당연히 경영자의 임무지만 매사에 창의적이고 정성을 다하도록 국민을
이끌어야 할 책무는 원초적으로 국가가 져야한다.

그러나 이 나라에서 국가가 다못한 국민교육때문에 경영자가 더 큰
부담을 안아야 하는 사정은 딱하다.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나라의 4.5배이며 제조업체의 평균임금도
우리의 3배나 된다. 우리나라 섬유산업의 시간당 임금은 세계 10위권에
들지만 일본의 23.7달러에 훨씬 못미치는 3.7달러에 불과하다. 최근
타결된 시간당 최저 임금도 1.5달러를 밑돈다.

놀라운 것은 이러한 임금수준에서도 자동차공업은 적자를 면키 어려우며,
그 부품공장의 순이익률이 평균치의 10%밖에 안된다는 사실이다. 소형
컬러TV의 대당 수출마진이 1달러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은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며 또한 그것은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비중이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우리의 인건비 비중은 10%에 불과하지만 일본의 그것은 35%이며 미국은
이보다 더 높게 형성되어 있다.

인건비가 일본수준으로 따라붙기 위해서는 기술문화면에서 비슷한
뒷받침이 있어야 되겠는데 그것은 경영인의 소관사가 아니다.

그렇다고 마이다스의 신화처럼 만지는대로 황금을 생산하도록 종업원을
연수시킬 수도 없고 또한 일본인을 수입해다 쓸수도 없지 않은가.

무엇보다 먼저 특권층을 없애는 일이 시급하다. 권리가 됐든 권력이 됐든
본래 법으로 갖도록 되어 있고 법으로 정해준 테두리 안에서 세도를
부리면 부작용이 없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는 법에 없는 것을 하고도 법에 걸리지 않는 불법행위
능력이 아직도 살아있어 머리깨나 좋다는 수재들이 그것을 거머쥐기에
바쁘다.

음성소득을 노리고 똑똑한 사람들이 출세하려고 뛰어 다닐때 손재주를
연마하려 애쓰거나 예술들을 빚어내듯 정성을 다하는 사람은 바보가 된다.

지시가 있어야 움직이고 요령과 눈가림이 범람하는 것은 권위주의사회의
가장 못된 특징이다. 재주있는 사람이 생산에 몰리기는 커녕 겨우 생산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의욕마저 시들하게 한다.

회사내에서도 모든 직원들의 관심은 보다 큰 관리감독의 자리로 나아가는
또다른 형태의 출세로 쏠리고 생산성보다는 보수에 집착함으로써 경영
개선을 어렵게 한다.

정말 이만틈의 경영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경영인과 종업원의 피나는
대결과 협력의 결과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특권사회는 섭외문화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80년대초 일본이 한국에
추월당할 것을 겁내고 실사팀을 보낸적이 있다. 그 결과는 족탈불급이라는
판정이다.

한국기업의 납품절차를 보면 화물차는 화물차대로 검수과정에서 섭외를
해야 하고,승용차는 승용차대로 구매부와 경리과에 가서 섭외를 해야
한다. 운송도중 교통경찰에 걸리면 거기에서도 승강이가 벌어진다.

일본에서는 이런 과정이 거의 자동화되어 있고 검수과정은 생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몇몇 기업이 조기 출퇴근제를 실시했다. 아침마다 밥상을 차려먹던
사람도 간식을 개발하여 적응하고 있으며, 퇴근후에도 운동이나
수강등으로 유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다만 직원간에도 회식이 필요하며 거래선도 접대해야 하는데,시간조정에
매우 어렵다. 더욱 난감한 것은 관청교제로 진이 빠진다는 사실이다.

특히 신진대사로 담당 중역이 젊어지면 섭외창구의 사이즈를 맞추는
일이 성패를 좌우한다. 지연,학연도 잘 찍어대야 하고 경험도 어리바리가
되어야 하는데 신세대로 갈수록 눈치없이 잘따져 대니 될 것도 안되는
수가 있다.

부가가치율을 높이는 일은 매우 어렵다. 그것은 민부를 늘리는 확실한
방법이지만 열심히 연구하고 일하는 사람에게 명예의 존경과 보상이
따르게 하지 않고는 점점 힘들어지는 세상이다. 현수준을 유지하는데도
안간힘을 써야 할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