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6월21일 기협중앙회 대강당. 한해동안 기업들의 제안활동 성과를
평가하는 이날 "제7회 제안활동 전국대회"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제안활동
대상을 수상했다. 특히 이날은 전성원사장이 이영복노조위원장과 함께
상을 받아 노사화합의 흐뭇한 광경을 연출했다.

그러나 이날 누구보다 기뻤던 것은 곽찬동씨(38).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자동변속기부에 근무하는 그는 이날 회사의 대상 수상과 함께 근로자
로서는 가장 영광스러운 개인부문대상을 수상했다. 제안활동에서
현대자동차는 물론 국내기업 "최고"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자동변속기의 주요 핵심부품인 어눌러스기어를 고주파 열처리 작업을
할때 기어를 고정시켜주는 상.하센터가 고열로 마모가 심해 교환시간이
잦고 사용량이 많다는 점에 착안,상.하센터의 재질을 교체해 원가절감은
물론 품질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것이 그의 공적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제안왕"의 자리에 오른 것은 아니다. 지난84년 입사
이후 첫해 1백60건을 비롯,매년 5백건정도의 제안을 해 거의 90%이상이
채택됐을 정도로 그는 제안활동은 활발하다.

92년에는 무려 7백83건의 제안을 했고 지난해에는 6백77건의 제안이
모두 채택돼 공정에 반영됐다. 양적으로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뛰어난
실적이다.

"새로운 장비가 작업자에게 꼭맞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러다보면 과다한
맨아워(Man-Hour)가 소요되는 것은 물론 작업자의 피로도는 쌓여만 가게
되지요"

적극적인 제안활동의 동기를 이렇게 설명하는 그는 작업자 스스로가
개선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고칠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의 노하우는 메모습관이다. 작업중에 발생하는 무수한 문제점을
수시로 메모하고 시간이 날때마다 개선방안을 생각한다. 회사일이
바빠 귀가후에도 제안서 작성등의 일에 매달릴때가 많다.

"회사일을 집에 가져온다"며 불만을 갖던 부인도 이제는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주는 조언자가 돼있다.

이같은 노력은 그의 수상경력에 반영돼 있다. 전국제안대상등 외부포상
5건을 비롯,사내에서도 사장상을 포함해 25회의 수상실적을 갖고 있다.

제안채택률이 높은 만큼 상금도 많이 받았다. 제안의 기여도를 따져
회사가 마련한 포상기준에 따라 그는 매년 1백-2백만원씩 상금을 타갔다.

입사이후 지금까지 상금을 다합치면 1천2백만원가량 된다는 것이 그의
어림계산이다.

기자와 만난 지난1일 저녁때 공장장이 마련하는 상반기 우수제안자
부부초청파티에 참석한 그는 "집사람이 2돈짜리 반지를 받게 된다"며
부인이 제안활동의 조언자가 된 것도 이런 재미탓이 아니겠냐고 웃었다.

"그와 같은 제2,제3의 "제안왕"이 줄을 잇고 회사역시 그런 "물건"을
키우는 풍토를 가꿔간다면 "불량률 0"는 결코 실현불가능한 꿈이
아닙니다"

제안활동대상 수상이후 자동변속기부에 근무하는 그의 동료들도 품질에
대한 자부심이 한껏 부풀어 오르고 있다.

<김정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