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태 < KIET 선임연구위원 >

정부가 재벌기업의 신규진입에 대해 때때로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는
현실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경제력집중이 더욱 심화되고 관련성이 희박한 분야로 기업경영
자원이 분산되어 기존기업의 경쟁력이 충분히 배양되지 않는다.

둘째, 과잉.증복투자가 초래되면 희소한 자원을 낭비하게 된다.

셋째,기존의 경쟁기업이 비재벌기업이면 재벌의 우월적 지위 때문에
공정경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상 세가지 이유를 자세히 음미하여 보면 결국 투자주체가 재벌기업
이라는게 문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의 진입규제논쟁의 대부분은
재벌문제와 직접적으로 얽혀 있다는 점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재벌문제를 떠난 교과서적인 찬반논쟁은 의미가 없다.

단,경제력집중문제는 정치권력이건,경제력이건 간에 힘이 너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는다 다분히 형평지향적인 것이다.

그러나 신규진입을 규제하는 것은 경제력분산효과도 약할뿐더러, 특히
재벌기업이 아니면 참여하기 어려운 대규모투자를 지연시켜 국민경제적인
손실을 초래할수 있다.

경제력집중문제는 신규진입규제가 아닌 조세,기업공개,공정거래정책으로
풀어 나가야 한다.

물론 현실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재벌관련제도의 정부는 시간이
걸리는데 신규진입문제는 눈앞에 있기 때문이이다. 제도정비때까지
신규진입을 유보할 것인가. 제도를 빨리 개혁할 것인가. 또는 시장의
장기적인 조정기능을 신회할 것인지는 정부의 선택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