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을 비롯한 동남아지역의 화교들이 미 뉴욕 부동산시장에서 큰손대접을
받고 있다.

70년대에는 유럽및 캐나다인이 뉴욕부동산시장을 좌우했고 80년대에는
엔화강세를 무기로한 일본인들이 거물행세를 했으나 최근에는 동남아지역
화교들의 입김이 세지고 있는 것.

이들의 거래건수는 아직 많은 편은 아니지만 한결같이 굵직한 물건을
사들여 뉴욕 부동산업자들간 유치경쟁의 표적이 되고있다.

지난해 11월 브루나이의 재계거물이 객실 1천개규모의 뉴욕 팰리스호텔을
2억2백만달러에 인수했다.

올 2월에는 5백61개의 객실을 갖고 있는 밀레니엄호텔이 7천5백만달러에
싱가포르인 손으로 넘어갔다. 지난 6월 홍콩의 한 백만장자는 미부동산
거물 도널드 트럼프가 추진했던 리버사이드 사우스 프로젝트를 수십억
달러의 투자약속과 함께 수백만달러의 현금을 주고 사들였다.

동남아지역의 자금이 세계경제 중심지인 뉴욕으로 몰리는 까닭은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이지역의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여유돈이 풍부해졌기 때문이다.
이지역 국가들은 지난 10여년간 세계 어느곳보다 괄목할만한 경제적
성과를 일궈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이 지역은 내년도에도 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둘째 오는 97년 중국으로의 귀속을 앞두고 있는 홍콩의 기업인들이
새로운 투자처로 뉴욕을 꼽고 있는 것도 간과할수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뉴욕의 부동산값이 싸다는 점이다. 뉴욕 중심지
의 부동산값은 현재 평방피트당 1백50~2백달러선에 불과하다.

80년대 중반부터 일본인들이 마구잡이 매입에 나섰을때 평방피트당 5백
달러선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떨어진 상태이다. 잘만 고르면
헐값에 사들일수 있는 건물이 풍부하다. 이와는 달리 동남아지역의
부동산값은 이미 오를대로 올라있다.

일본을 제외한 동남아지역 거물들이 뉴욕에서 사들인 부동산은 아직은
미미하다. 뉴욕전체 상업용 부동산의 1%에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이제까지 매입한 부동산이 한결같이 굵직한 것들이고 보면
동남아지역의 거물들은 뉴욕의 부동산가격을 또한번 치켜올릴수 있는
고객이 되리란게 뉴욕부동산업계의 평가이다.

<김재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