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TV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회복되기 시작한 TV시장은 올들어 회복세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그야말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 TV판매량은 2천3백10만대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이보다
더 많이 판매되면서 사상최대기록을 또 다시 허물어뜨릴 것이 확실하다.

올들어 지난 7월까지의 판매량은 모두 1천2백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 늘어났다. 미전자공업협회(EIA)는 올 연말까지의 판매량이
2천4백만대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TV시장은 경기침체가 시작된 지난 90년부터 경제가 회복되기
직전인 92년까지 3년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기간중 연간 판매량은
2천만대도 채 안됐다.

미TV시장이 이처럼 빠르게 커지고 있는 것은 지난 수년동안 얼어붙었던
국민들의 소비욕구가 다시 살아 난데다 생산업체들이 가격을 낮춘
대형TV를 시장에 내놓았기 때문이다.

기술발달로 2-3년전보다 가격대가 10%이상 내려간 25인치 이상의
대형TV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기존의 20인치 안팎의 중형TV를 버리고
새것을 사도록 유도, TV시장붐의 촉매역할을 하고있다.

올해 미TV시장의 최대특징은 대형TV가 시장을 선도하면서 전체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점.

미TV판매역사상 처음으로 25인치에서 29인치까지의 TV판매량이 19인치및
20인치 판매량을 능가했다. 올들어 지난 7월까지 25-29인치판매량은
전체의 42%에 상당하는 5백여만대에 달했다.

반면에 그동안 베스트셀러모델이었던 19인치및 20인치는 약 4백만대의
판매에 그치고 있다.

고가인 프로젝션TV판매량도 크게 늘어 이 기간동안 전년동기보다 37%나
많은 25만대가 팔렸다.

또 TV와 VCR일체형 모델은 55%나 폭증,지난 7월까지 모두 1백만대 이상이
판매됐다. 이 일체형 모델은 젊은 층에 크게 어필하고 있다고 TV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올들어 미TV시장이 이처럼 급격히 확대되자 미처 이를 예상하지 못했던
TV생산업체들은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으나 주문을 완전히 소화해 내지
못하고 있다.

미제1의 TV메이커로 RCA와 GE브랜드로 시장에 내놓고 있는 톰슨(Thomsen)
일렉트로닉은 생산시설이 모자라 설비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이회사의 제럴드 맥카시판매담당부사장은 "이렇게 많이 팔릴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즐거워 한다. 그는 앞으로 2-3년동안 TV판매붐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생산시설을 늘릴 방침이라고 말한다. 이회사는 올해
5백만대 이상의 생산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사상최대였던 지난해보다도 50만대 많고 침체기였던 90년대초에 비해서는
거의 2배로 늘어난 수준이다.

업계는 올연말쯤에는 TV수요가 더 강해질 것으로 보고있 다. 따라서
이때쯤에는 일부 모델에서는 품귀현상이 발생할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