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조직의 동적인 측면은 학계에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행정학자
로서 35년간 정부조직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를 모아 정부조직의 구석구석을
일반인들도 알기쉽게 소개하려 했습니다"

원로행정학자 조석준씨(65.전서울대교수)가 한국행정조직의 전반적인
체계와 기능등을 다룬 "한국행정조직론"(법문사간 350면 1만원)을 펴냈다.

조교수는 해방후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행정학계를 이끌어온 학자.

8월25일 서울대를 정년퇴임한 조교수는 우리나라실정에 맞는 행정조직모델
설정이 오랫동안의 과제였다면서 이책을 통해 일부나마 해결된 것같다고
밝혔다. 조교수는 또 이책이 학교생활을 마감하는 하나의 징표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행정의 역사는 조직간 힘의 경합으로 점철돼 왔습니다. 힘이 센
기관은 권한이 강화됐으며 약한 기관은 약해져왔습니다.

따라서 부처이기주의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으며 권력과 책임이 따로
존재하는 이중적인 구조가 되고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조교수는 민주주의가 성숙되려면 권력의 균형상태가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부처간 교류와 조직개편등을 통해 권력을 재편하는
작업이야말로 국내행정의 당면과제라고 지적했다.

"현장에서 실제 생겨나는 부처와 부처와의 갈등및 청와대와 총리실등
행정부중심을 둘러싼 상황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조교수는 행정법령에서 알수없는 부처간 미묘한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힘들었다며 이에 덧붙여 행정조직개편의 방향도 언급했다고 밝혔다.

"행정조직은 사조직과 달리 법에 의해 움직이는 기관이므로 유연성이
없어 시대변화에 민감하지 못한 것이 특징입니다"

조교수는 최근 이같은 상황이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그러나 아직 부처간
협의회등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관의 진정한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부처간 가족주의를 지향하고 전체공무원이 한가족이라는
생각을 공무원전체가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