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자기그룹 계열사의 돈줄 노릇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 왔던
생명보험회사들이 최근들어 자기그룹 계열사에 대한 대출 규모를 큰폭으로
줄이고 있다.

6일 보험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국내 33개 생명보험사들이 자기
계열기업에게 빌려준 대출금은 모두 8천5백64억원으로 지난 3월말의 1조3천
49억원에 비해 34.5%, 4천4백85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생보사들의 자기 계열기업에 대한 대출총액이 큰폭으로 감소한 것은
정부가 지난 5월 계열사에 대한 대출한도를 5%에서 4%로 줄이도록 보험사
자산운용준칙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또 일부 재벌계열 기업들의 경우 국내경기 호전으로 장사가 잘 되자
보험사 대출금을 아예 상환해 버리거나 상대적으로 대출 금리가 싼 은행으로
거래처를 바꾼 것도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자기그룹 계열사에 대한 대출금을 회사별로 보면 삼성생명은 3개월 전인
지난 3월말 5천64억원에서 1백85억원으로 무려 4천8백79억원이나 감소했는데
이는 삼성전자 등 계열사들이 경영호전으로 대출금을 모두 갚아버렸기 때문
이다.

또 신동아그룹 계열인 대한생명은 지난 3월말 1천7백46억원에서 6월말에는
1천1백30억원으로 3개월만에 6백16억원이 줄어들었으며 동아그룹의 동아
생명도 4백97억원에서 4백94억원으로 3억원 감소했다.

특히 흥국생명의 경우 보험사를 그룹의 사금고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그룹
차원의 경영방침에 따라 지금까지 태광산업, 대한화섬 등 6개 계열사에 대한
대출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교보그룹의 대한교육보험은 지난 3월말 4천6백38억원에서 5천4백
88억원으로 3개월만에 8백50억원 늘어났으며 조양상선그룹의 제일생명도
5백98억원에서 6백19억원으로 21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