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에서는 "업계표준"이라는 것이 있다.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업체들이 몇몇 모여 "이런 기능의 제품은 어렇게
만들자"고 결정해 시장을 주도하면 다른 업체들이 이들이 만든 표준을
따라간다.

모니터 화면을 띠워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그래픽 카드만 해도 이같은
업계표준이 허큘리스방식 CGA EGA VGA등으로 변화되어 왔으며 데이터를
교환하는 방식도 업계 표준을 다라 발전해 왔다.

국내 컴퓨터 시장에서 이같은 세계적인 업계표준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래서 국내 업체들은 대부분 "호환 제조업체"라는 따지를
붙이고 있다.

PC에서는 IBM 호환제조업체이고 웍스테이션에서는 선스팍 호환제조업체를
표방하는 것이 시장에서 안정된 성장을 보장받을 수 있는 방법으로 여겨져
왔다.

국내에서 일반화되어 있는 업계표준과 호환 제조업체라는 공식을 깬
분야가 바로 사운드카드다. 컴퓨터 주변기기중에 유일하게 국내 표준을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PC등에서 음악과 효과음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는 사운드 카드 분야
에서도 물론 세계적인 업계표준이 있다.

초창기에 사운드 카드는 "애드립"이라는 제품이 표준으로 받아들여졌으며
그 후에는 "사운드블래스터"가 중요한 표준이었다.

옥소리등 국내 중소업체가 애드립 사운드블래스터와 호환이 되면서도 더
많은 기능과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사운드카드를 만들어냄으로써 국내에
최대사용자 그룹을 형성했다.

국내에서 개발된 게임과 음악용 소프트웨어등 사운드 카드를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들은 애드립 사운드블래스터 호환뿐만 아니라 옥소리 호환을
집어넣고 있다.

단순히 사용자수가 많다고 해서 업계표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제품보다 성능에서 앞서가고 관련제품에 대한 지원이 충분히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김승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