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기업] 일본항공(JAL)..동체에 디즈니만화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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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항공(JAL)에 난데없는 디즈니 만화가 등장했다.
기내 영화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항공기 동체 곳곳에 온통 디즈니 그림이
휘감겨 있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꽤나 우스꽝스런 피에로를 연상할 수도 있겠지만
JAL로서는 그리 기분 좋은 일일수가 없다.
나름대로의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JAL은 일본 최대항공사이다.
그러나 일본의 얼굴격인 JAL도 엔고 앞에서는 방법이 없었다.
91년들어 영업이익이 줄어드는가 하더니 92년이후 부터는 내리 적자행진을
벌였다.
올해로 벌써 3년째다.
그간 쌓인 적자만도 10억달러.
주범은 엔고와 일본의 경기침체다.
근근히 버티어 내던 JAL은 마침내 올여름 비용 절감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맞은 것으로 생각했다.
일본의 정계구도 변화와 함께 일단의 개혁 정치인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정부의 항공산업에 대한 간섭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졌다.
여기에 고무된 JAL은 적자탈출을 위한 고육책의 일환으로 명예퇴직제를
도입키로 했다.
연봉이 8만달러에 달하는 일부 승무원들을 임금수준이 낮은 파트 타임
근로자로 대체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일본 관료주의의 벽은 목소리가 높다고 해서 바뀌는게 아니었다.
JAL의 계획은 운수성 관리들에 의해 하루 아침에 휴지통에 던져지고 만
것이다.
JAL은 난감했다.
미항공사들의 "공격성"과 아시아 항공사들의 "효율성"에 짓눌려 아사
직전에 몰린 판에 인원감축을 통한 경쟁력 제고 마저 정부측이 반대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정부의 불가 방침에 정면으로 맞설수도 없는 형편이었다.
현기증 나는 엔고와 경쟁력 상실로 국제항공시장에서는 이미 손을 들었고
이제 마지막 남은 JAL의 유일한 희망은 국내시장이었다.
그런 처지에 운수성의 심기를 건드려봤자 덕될게 없었다.
국내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는 운수성의 지속적인 "은총"아래 있어야
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생각해낸 것 가운데 하나가 디즈니 만화였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JAL의 절박한 심정은 만화로 채색한 환상적
항공기를 동원해서라도 특별 판촉활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었다.
JAL 항공기의 우스꽝스러운 만화 뒤에는 기업위에 군림하고 있는 일본
관료주의의 일면이 숨어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화려한 색칠에도 불구하고 JAL의 앞날은 불투명할 뿐이다.
항공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당국의 진정한 항공산업 규제완화는 아직은
요원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JAL로서는 비용절감을 위한 또다른 묘책으로 정비시설을 해외로
이전하거나 신규투자를 감축하는 등의 비상수단을 강구하겠지만 정부의
실질적 규제완화가 없는한 JAL의 미래는 속박될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일본 관료주의의 폐단은 JAL뿐만 아니라 전일본항공(ANA) 일본공수(JAS)등
일본항공산업계 요소 요소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겼다.
특히 지난 93년은 일본 항공사들로서는 유난히 힘든 한 해였다.
지난해의 경우 ANA만이 겨우 적자를 모면했는데 항공기 매각이 없었다면
ANA도 적자일수 밖에 없었다.
항공전문가들은 올해라고 결코 나을리 없다고 말한다.
JAL의 경우 올들어 국제항공여객수요 증가로 매출은 다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지만 영업손실은 1억2천만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항공수요는 살아나고 있지만 국제항공사간 지나친 요금인하경쟁 탓으로
승객 1인당수입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외적 요인외에도 JAL은 말못할 또하나의 내부 속사정이 있다.
JAL은 지난 80년대에 미보잉사측과 달러당 1백84엔의 고정환율로 향후
11년간 보잉 항공기를 일괄 구매키로 계약을 체결한바 있다.
이는 현재 달러당 1백엔 이하인 엔화 환율을 감안할때 계약이 만료되는
오는 96년말까지 JAL측이 20억달러에 가까운 돈을 날리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JAL이 예산절감책의 일환으로 신규 항공기 구매를 감축키로 한 이면에는
과거의 회한이 깔려 있기도 하다.
이러한 속사정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형태의 인원감축에도 반대한다는
일본정부의 강경방침으로 적자를 모면하기 위해 색칠이라도 해야하는 JAL의
심적고통은 단순한 피에로의 재롱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김병철기자>
기내 영화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항공기 동체 곳곳에 온통 디즈니 그림이
휘감겨 있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꽤나 우스꽝스런 피에로를 연상할 수도 있겠지만
JAL로서는 그리 기분 좋은 일일수가 없다.
나름대로의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JAL은 일본 최대항공사이다.
그러나 일본의 얼굴격인 JAL도 엔고 앞에서는 방법이 없었다.
91년들어 영업이익이 줄어드는가 하더니 92년이후 부터는 내리 적자행진을
벌였다.
올해로 벌써 3년째다.
그간 쌓인 적자만도 10억달러.
주범은 엔고와 일본의 경기침체다.
근근히 버티어 내던 JAL은 마침내 올여름 비용 절감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맞은 것으로 생각했다.
일본의 정계구도 변화와 함께 일단의 개혁 정치인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정부의 항공산업에 대한 간섭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졌다.
여기에 고무된 JAL은 적자탈출을 위한 고육책의 일환으로 명예퇴직제를
도입키로 했다.
연봉이 8만달러에 달하는 일부 승무원들을 임금수준이 낮은 파트 타임
근로자로 대체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일본 관료주의의 벽은 목소리가 높다고 해서 바뀌는게 아니었다.
JAL의 계획은 운수성 관리들에 의해 하루 아침에 휴지통에 던져지고 만
것이다.
JAL은 난감했다.
미항공사들의 "공격성"과 아시아 항공사들의 "효율성"에 짓눌려 아사
직전에 몰린 판에 인원감축을 통한 경쟁력 제고 마저 정부측이 반대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정부의 불가 방침에 정면으로 맞설수도 없는 형편이었다.
현기증 나는 엔고와 경쟁력 상실로 국제항공시장에서는 이미 손을 들었고
이제 마지막 남은 JAL의 유일한 희망은 국내시장이었다.
그런 처지에 운수성의 심기를 건드려봤자 덕될게 없었다.
국내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는 운수성의 지속적인 "은총"아래 있어야
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생각해낸 것 가운데 하나가 디즈니 만화였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JAL의 절박한 심정은 만화로 채색한 환상적
항공기를 동원해서라도 특별 판촉활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었다.
JAL 항공기의 우스꽝스러운 만화 뒤에는 기업위에 군림하고 있는 일본
관료주의의 일면이 숨어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화려한 색칠에도 불구하고 JAL의 앞날은 불투명할 뿐이다.
항공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당국의 진정한 항공산업 규제완화는 아직은
요원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JAL로서는 비용절감을 위한 또다른 묘책으로 정비시설을 해외로
이전하거나 신규투자를 감축하는 등의 비상수단을 강구하겠지만 정부의
실질적 규제완화가 없는한 JAL의 미래는 속박될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일본 관료주의의 폐단은 JAL뿐만 아니라 전일본항공(ANA) 일본공수(JAS)등
일본항공산업계 요소 요소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겼다.
특히 지난 93년은 일본 항공사들로서는 유난히 힘든 한 해였다.
지난해의 경우 ANA만이 겨우 적자를 모면했는데 항공기 매각이 없었다면
ANA도 적자일수 밖에 없었다.
항공전문가들은 올해라고 결코 나을리 없다고 말한다.
JAL의 경우 올들어 국제항공여객수요 증가로 매출은 다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지만 영업손실은 1억2천만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항공수요는 살아나고 있지만 국제항공사간 지나친 요금인하경쟁 탓으로
승객 1인당수입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외적 요인외에도 JAL은 말못할 또하나의 내부 속사정이 있다.
JAL은 지난 80년대에 미보잉사측과 달러당 1백84엔의 고정환율로 향후
11년간 보잉 항공기를 일괄 구매키로 계약을 체결한바 있다.
이는 현재 달러당 1백엔 이하인 엔화 환율을 감안할때 계약이 만료되는
오는 96년말까지 JAL측이 20억달러에 가까운 돈을 날리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JAL이 예산절감책의 일환으로 신규 항공기 구매를 감축키로 한 이면에는
과거의 회한이 깔려 있기도 하다.
이러한 속사정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형태의 인원감축에도 반대한다는
일본정부의 강경방침으로 적자를 모면하기 위해 색칠이라도 해야하는 JAL의
심적고통은 단순한 피에로의 재롱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김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