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가 석유를 수출하고 콜롬비아가 커피를 수출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구태여 묻는 사람은 없다.

그나라땅에 석유가 많이 묻혀 있어 석유를 수출하고 커피를 경작하기
좋은 조건을 갖고 있어 커피를 수출한다는 대답은 누구라도 쉽게 할수
있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 한나라가 특정한 상품을 수출하는가에 대해 이처럼
명백한 답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

예를들어 중국이 싼 티셔츠를 대량으로 만들어 수출하는 이유는 그렇게
명백하지 않다. 각 나라는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상품을 수출하게 된다는
원론적인 설명을 언제인가 한적이 있다.

그렇다면 이 비교우위라는 것은 어떤 원천에서 나오게 되는가.

이 질문에 대한 여러가지 답중의 하나가 지금 설명하려하는 헥셔 올린
(Heckscher Ohlin)정리이다.

스웨덴의 두 경제학자 이름을딴 이 정리는 한나라에 어떤 생산요소가
상대적으로 더 풍부하게 부존되어 있는가가 비교우위의 결정요인이라고
설명한다.

이 정리는 각 나라에 부존되어 있는 생산요소의 비율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즉 인도네시아는 노동이 상대적으로 더 풍부하고 미국은 자본이
상대적으로 더 풍부한것 같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각 상품의 생산에 투입되는 생산요소의 비율에도 서로 차이가
있다고 가정한다.

어떤 나라는 그 나라가 상대적으로 풍부하게 보유하는 생산요소를
집약적으로 사용해 생산되는 상품에 비교우위를 갖는다는 것이 이
정리의 내용이다.

위에서본 예에서는 인도네시아가 노동집약적인 신발을 수출하고 미국이
자본집약적인 컴퓨터를 수출하는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한다.

우리의 상식에 비추어 볼때 그럴듯한 설명이라는 느낌을 받게된다.

그러나 각 나라의 교역품목을 실제로 분석해보면 이 정리가 예측하는
바와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있다.

레온티에프( W Leontief )는 미국이 교역하고 있는 상품들의 요소집약도
를 조사해 보았는데 수출품의 평균적 노동집약도가 수입품의 그것보다
더 크다는 의외의 결과를 얻었다.

미국은 자본을 상대적으로 더 풍부하게 갖고 있어 이 정리에 따르면
자본집약적인 상품을 주로 수출해야 한다.

그런데 레온티에프의 실증분석은 미국이 노동집약적인 상품를 주로
수출한다는 그 반대의 결과를 얻고있다.

이 뜻밖의 결과를 레온티에프역설이라고 하는데 한동안 무역이론을
전공하는 학자들 사이에는 이에대한 설명을 찾는것이 큰 유행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헥셔 올린정리가 이론적으로는 타당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채 현실과의 타협책을 찾으려 했다는 관계를 갖고있다.

이 정리는 매우 제한된 가정위에 서있기 때문에 현실과 다른 결론을
내릴 가능성을 애초부터 안고 있었다.

아예 다른곳에서 비교우위의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이 더욱 생산적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