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배우 추귀정씨(25)는 요즘 외롭다. 정진 송승환 이동주씨등 대선배
들과 20여명의 극단반도 단원들이 총출연하는 대작 ''영원한 제국''에
유일한 여자로 참여한 까닭이다.

"연습하면서 여자가 혼자라 힘든 점도 있었지만 선배들의 귀염을 받으며
많이 배웠어요"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으로 21일까지 문예회관대강당에서 공연되는
''영원한제국'' (이인화작 주요철 연출)은 조선 정조시대를 배경으로
정치세력간의 다툼을 다룬 작품.

정조24년에 규장각에서 일어난 의문의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영조의
''금등지사''라는 비밀문서를 추적하는 당대의 두 당파(노로과 남인)와
정조의 갈등을 그린 가상역사추리물이다.

추씨는 이극의 주인공격인 이인몽(송승환역)의 아내 상아역을 맡았다.

상아는 작품의 열쇠인 ''금등지사''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임을 강조하는
추씨는 짧으 대사속에 조선의 전통적인 여성인 동시에 천주교를 믿는
진보적인 여성으로서의 상아를 함축적으로 담고 싶다고 말한다.

한양대 연극영화과 3학년 재학시절 김광림 연출의 ''그여자 이순례''로
연극계에 본격적으로 데뷔하고 이후 ''프랭키와 쟈니'' ''북어대가리''등에
출연했다.

"내가 모르는 잠재된 끼를 계속 발견하면서 연극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추씨의 희망은 "다시 만나고 싶은 신뢰감을 주는 배우가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