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력의 승계란 여간 정치적으로 성숙된 민주주의국가가 아니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다.

우리 정부수립후 근 50년간에 체험한 정치사의 발자휘를 뒤돌아보면
알수있는 일이다.

하물며 공산당이 전윙당으로서 국가의 전권을 장악하고 있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정치최고지도자의 권력승게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최근의 일만 하더라도 북한의 주석 김일성이 지난 7월8일 사망한후,
그의 후계자 김정일이 아직도 "국가주석"과 "로동당"총서기로 취임하지
않고있는 사링이 있다.

20년을 후계자수업을 했다는 김정일이 공식적으로 취임하지 않는 이유를
김일성의 100일 탈상이후로 풀이하는 견해가 유력하지만 아무튼 정상적인
일이 아니것만은 확실하다.

중국공산당은 제14기 중앙위원회 제4차전체회의를 25~28일,북경에서
개최하여 중국의 최고실력자 "등소평사후"를 대비하게 될것이라고
홍콩 연합보가 보도하였다.

등소평은 90세의 고령이므로 "등소평사후"를 대비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번 회의는 작년에 실시된 거상적인 경제조정에 이에 정치분야의 게시적
조정을 하고 "강 민핵심의 당중앙"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본의 주간지는 "등소평사후"와 관련하여 흥미있는 기사를
게재하고 있다.

중국내에서 현재 물의를 빚고있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작년말 산서성의
산서인민출판사에서 펴낸 "제삼지안청간중국"(제3자의 눈으로 본
중국)이라는 한권의 책이라는 것이다.

독일인 학자 L.로이닝게르박사가 쓰고 작자 왕산이 번역한 것으로 되어
있는 이 책을 강택민총서기가 금년 1월말 상서성을 시찰할때 산서성당
서기에게 일독을 추천하였고 귀경후에는 중앙경위단간부들에게 권장하면서
물의가 시작되었다 한다.

등소평의 "개혁.개방정책을 전면적으로 비판"하고 있다는 이 책을
"북경만보"등이 서평이나 소개를 하였고 저자 로이닝게르는 실제의
인물이 아니라 번역자 왕산이라는 사실이 한층 잡다한 추측을 낳게
하였다.

초판 5,000부로 지방출판사가 출간한 이 책이 이처럼 주목을 끌게된
까닭은 천안문사건이후 강택민을 발탁한 것이 다름아닌 등소평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주석의 행위에 추측이 무성하지만 일본의 요꼬하마시립대학
야부기교수는 "현실적으로 보수파가 무슨 말을 하던지간에 개혁.개방의
흐름은 변할수가 없을 것"이라고 결론을 짓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