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16일 오전 서울 코리아나호텔.정몽원 만도기계부회장은
아이스하키팀 창단 기자회견을 갖고있었다.

창단계획이 알려진후 3년만의 일이다.

아이스하키팀창단이 왜 늦어졌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부회장은
"아이스하키팀은 사원중역회의에서 내놓은 아이디어이며 "중역간에
이견"이 있어 조율을 하느라시간이 흘렀다"고 설명했다.

"중역간에 이견"이라는 쉽지않은 얘기를 공식석상에서 뱉은 것이다.

그만큼 그는 솔직 담백하고 친화력이 강하다.

그의 이같은 이미지는 만도기계 경영진의 팀웍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래서 중역간에 이견은 공론화르를 통해 조율이 가능하다.

정부회장은 "아직 임원들과 상의없이 중요사안을 결정내린 적이 없다"고
말한다.

그는 젊은 사원들의 의견을 중요시한다.

중역들의 오랜 경험과 경륜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안다.

정부회장은 올해 만39세의 젊은 2세경영인이다.

지난78년 평사원으로 입사,부친 정인영회장으로부터 경영수업을 받은뒤
89년 사장직에 올랐다.

대표이사부회장에 오른건 92년이다.

그는 국제화 전문화로 대변되는 변화의 물결에 적응하기 위해선 조직간에
원할한 의사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있다.

사원중역회의등 종업원들과의 직접대화 창구개설로 사내커뮤니케이션
활성화에적극적으로 나서고있다.

정부회장은 중역들의 안목과 젊은층의 패기를 연결시켜주는 교량역할을
하고있다.

그자신이 변화의 한복판에 있다는 인식을 누구보다도 절실히 느끼고있다.

그는 만도를 철저한 사업본부중심으로 운영,책임경영체제를 정착시켰다.

자동차의 전자화등 첨단화추세에 맞춰 이부문으로의 진출을 지휘하고있다.

독일의 보쉬사와 지능형모터생산회사인 캄코를 세운데 이어 요즘은
전자부문을 육성하기위해 동분서주하고있다.

정부회장은 프로야구 LG트윈스팀을 좋아한다.

LG에 배어있는 "자율야구"정신이 만도에도 뿌리내리기를 바란다.

만도의 경영진은 자율과 책임이 조화를이루는 그런 팀웍으로 짜여져있다.

조직에선 철저한 사업본부장체제로 나타나고있다.

정부회장은 이를 조율할뿐이다.

만도의 경영진은 전신인 현대양행출신이 대부분이다.

임원들은 현대양행시절부터 고락을 갖이했기에 회사를 "재건"시킨다는
공감대가 넓게 형성돼있다.

임원구성의 특징은 기술및 생산관련 사업본부장들이 모두 한양대
공대출신이란 점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4명의 부사장은 각각 독특한 컬러를 지니고있다.

오상수 부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만도의 국제통.기획 구매 품질 전산부문
등을 관장하고 있지만 해외프로젝트를 지휘하는게 주임무이다.

국제화의 깃발이 그를 가장바쁜 임원으로 만들고있다.

그는 현대건설출신으로 정부회장의 1급브레이인으로 꼽힌다.

인력관리본부장인 김동웅부사장은 만도의 "얼굴마담"으로 통한다.

선이 굵은 업무스타일에 좌중을 휘어잡는 뛰어난 화술로 대외업무를
전담하다시피 하고있다.

노사협상에서 노조원들에게 칠수있을 정도로 현장종업원들로 부터
존경을 받고있다.

만도의 노사협상이 원만하게 끝나는 것이 김부사장의 공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지경택부사장과 변정수부사장은 한양대 기계공학과 선후배사이.지부사장은
자동차부품업계의 산증인으로 현장통이다.

생산본부장을 거쳐 합작회사 캄코의 사장을 겸하고있다.

변부사장은 만도의 사업다각화를 이끌고있으며 아산사업본부장으로서
공조분야로의 품목다각화에 심혈을 기울이고있다.

김기원전무(평택사업본부장)는 부품국산화에 남다른 정열을 갖고있다.

그는 만도가 국내 처음으로 첨단미끄럼방지장치(ABS)를 개발,생산하는데
중추역할을 했다.

"현실유지는 퇴보"라는 철학을 갖고있다.

김병우전무는 84년 설립한 중앙연구소를 올초 경기도 남양주군 덕소로
확장이전,기술개발의 텃밭을 넓혔다.

기획관리실장을 맡고있는 김기원전무는 76년 현대양행의 계리부과장으로
만도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2000년대 만도의 장기경영전략수립에 부심하고 있다.

황한규전무는 "기후마케팅"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낸 인물.올해 처음
만도가 패키지및 룸에어콘시장에 진출하면서 선발회사와 달리 정확한
기후예측으로 재고없는 알찬장사를 한데서 나온말이다.

황전무는 에어컨영업총책이다.

기획실장을 거쳤으며 아산사업본부부본부장을 맡고있다.

이성환전무는 안살림을 담당하고있다.

지난 71년 입사이래 줄곧 자금을 담당하고있는 이전무는 투자규모가
매년 매출액의 20%이상이 넘어도 이를 무리없이 뒷받침하고있다.

<남궁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