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투금-신한투금, 투금 4위자리 놓고 '각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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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금융업계의 4위다툼" 제일투자금융과 신한투자금융의 순위경쟁을
투금업계에서는 이같이 부른다.
한국시리즈우승을 노릴수도있는 준플레이오프전에 참여할 팀을 고르는
프로야구도 아니면서도 "4위다툼"이 남달리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우선
투자금융회사의 역사에서 찾을수 있다.
선발회사로 불리는 대한 동양 중앙 제일등 4개사는 지난72년 8.3조치(경제
성장과 안정에 관한 긴급명령15호)이후 탄생한 회사들.대한 동양 중앙투자
금융은 73년에,제일투자금융은 77년에 각각 생겨났다.
반면 80년대에 설립된 신한 삼삼 동아 삼희투자금융은 82년 이철희.장영자씨
의 대규모 어음사기사건을 계기로 설립인가를 받았다.
현재 서울지역8개투금사들은 선발4개사와 후발4개사가 따로 모임을
갖고있다.
매월 영업실적등에 대한 자료도 선발사그룹과 후발사그룹이 제각각 교환
하고있다.
영업실적면에서도 선발4개사가 1~4위를 차지한 반면 후발4개사는 5~8위에
머물러 왔다.
선발사중 막내인 제일투금과 후발사의 선두주자인 신한투금의 4위다툼은
곧 "투금업계의 연공서열"과 관련돼있다.
신한투금이 제일투금을 앞설경우 80년대에 생겨난 회사가 70년대에
설립된 업체를 앞지른 결과를 낳게된다.
선발사와 후발사의 경계는 무너지고 "설립순위가 영업실적순위"라는
투금업계의 전통도 붕괴된다.
제일투금과 신한투금의 순위다툼이 세인의 관심을 끄는 또다른 이유는
뒤바뀐 회사이름이다.
공교롭게도 제일투자금융은 신한은행계열이고 신한투자금융은 제일은행
계열이다.
물론 제일투금과 신한투금은 80년대말 상호를 서로 바꾸려고 시도했었다.
그러나 이같은 시도는 결국 좌절됐다.
"신한"이라는 이름으로 장사를 잘하고있는데 굳이 돈들여가면서 이름을
바꿀 필요가 없다는 신한투금측 주주들의 비토때문이었다.
"신한"이라는 회사이름을 가져가려는 제일투금과 이를 내놓지 않으려는
신한투금.이들간 다툼의 앙금은 아직까지 남아있는 상태다.
여기에다 양사가 재일동포와 개성상인들을 주축으로 각각 설립됐다는
사실은 이들의 순위경쟁을 단순한 4위다툼으로만 볼수없게 만든다.
제일투금은 이희건신한은행회장등 재일교포상공인들이 모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설립한 회사.반면 신한투금은 김종호씨(당시 세창물산회장)등 개성
출신의 재계인사들을 주축으로 세워졌다.
지난85년 국제그룹이 무너진 이후 김종호씨 지분이 제일은행으로
넘겨졌지만 여전히 개성상인의 발언권은 남아있는 상태다.
제일투금과 신한투금의 순위다툼이 재일교포와 개성상인의 자존심대결로
알려진 것도 이때문이다.
투금업계에서는 지난6월 결산을 계기로 신한투금이 일단 제일투금을
앞서지 않았느냐는 평가를 조심스럽게 내리고있다.
당기순이익에서 제일투금을 앞지르고 있는데다 자기자본규모에서도 따라
잡았기 때문이다.
신한투금은 93사업연도(93년6월~94년6월)중 2백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제일투금(1백37억원)보다 크게 앞섰다.
부실채권규모(64억원)가 적은데다 매매콜론과 CMA(어음관리계좌)팩토링
금융 유가증권부문에서 많은 이익을 냈다.
반면 제일투금은 과다한 부실채권보유(6백25억원)로 많은 돈이 무수익자산
으로 묶여있는 형편이다.
운용자산에 여유가 없는만큼 이익을 낼 수없었다.
자기자본규모의 변화는 더욱 놀랍다.
신한투금의 자기자본은 6월현재 1천5백3억원으로 92사업연도보다 38%
늘어났다.
지난5월 1백억원의 유상증자와 이익잉여금의 적립때문이다.
반면 제일투금의 자기자본은 5% 늘어난 1천5백16억원.절대액규모로 보면
제일투금이 신한투금보다 13억원 많은 정도다.
투금사의 자기자본은 자금여수신에서 한도를 정하는 근거이다.
자기자본이 많을수록 채무부담한도 유가증권보유한도 CMA수신한도등이
비례해서 늘어난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신한투금이 제일투금보다 많은 이익을 실현했어도
자기자본이 훨씬 많은 제일투금을 업계순위에서 높게 평가해왔다.
그러나 지난6월 자기자본차이는 "백지장"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부실자산규모가 적은 업체(신한투금)가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신한투금에서는 9월현재 자기자본면에서 제일투금을 앞섰다고 말하고있다.
제일투금은 그러나 신한투금과 비교하는것 자체를 거부하고있다.
선발사의 자존심을 걸고 결코 순위를 양보할수 없다는 입장이다.
제일투금은 현재 여수신에서 신한투금을 앞서고있다.
총수신의 경우 6월말현재 4조6백27억원으로 신한(3조2천8백27억원)보다
8천억원이상 많다.
총여신도 3조5천2백26억원으로 신한(3조1천2백16억원)에 앞서고있다.
금융기관에 대한 평가는 기본적으로 여수신계수를 갖고 해야한다는게
제일측 주장이다.
새로운 사업개발이라는 측면에서도 선발사인 제일투금이 개척자적인
노력을 하는반면 후발사인 신한투금은 선발사가 해놓은것을 받아들이는
입장이라고 밝히고있다.
단순히 이익규모와 자기자본규모로만 순위를 매기는 것은 넌센스라고
강조한다.
제일투금은 지난2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회사조직을 팀제로 개편하고 보수적인 경영방식을 공격적으로 바꾸면서
경영혁신을 추진중이다.
"지난해에는 신한투금에 뒤지고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됐지만 올해들어서는
직원들이 자신감을 회복했다.
신한과의 비교는 생각치도 고있으며 1위로 올라서기위해 전직원들이
노력하고있다"(신한투금 김구연경영혁신팀장) 제일투금이 신한투금에
완전히 덜미를 잡힐것인지,아니면 신한의 추격을 따돌리고 업계선두
경쟁에 나설수 있을지는 94사업연도내에 판가름나지 않겠느냐는게
업계의 진단이다.
< 현승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3일자).
투금업계에서는 이같이 부른다.
한국시리즈우승을 노릴수도있는 준플레이오프전에 참여할 팀을 고르는
프로야구도 아니면서도 "4위다툼"이 남달리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우선
투자금융회사의 역사에서 찾을수 있다.
선발회사로 불리는 대한 동양 중앙 제일등 4개사는 지난72년 8.3조치(경제
성장과 안정에 관한 긴급명령15호)이후 탄생한 회사들.대한 동양 중앙투자
금융은 73년에,제일투자금융은 77년에 각각 생겨났다.
반면 80년대에 설립된 신한 삼삼 동아 삼희투자금융은 82년 이철희.장영자씨
의 대규모 어음사기사건을 계기로 설립인가를 받았다.
현재 서울지역8개투금사들은 선발4개사와 후발4개사가 따로 모임을
갖고있다.
매월 영업실적등에 대한 자료도 선발사그룹과 후발사그룹이 제각각 교환
하고있다.
영업실적면에서도 선발4개사가 1~4위를 차지한 반면 후발4개사는 5~8위에
머물러 왔다.
선발사중 막내인 제일투금과 후발사의 선두주자인 신한투금의 4위다툼은
곧 "투금업계의 연공서열"과 관련돼있다.
신한투금이 제일투금을 앞설경우 80년대에 생겨난 회사가 70년대에
설립된 업체를 앞지른 결과를 낳게된다.
선발사와 후발사의 경계는 무너지고 "설립순위가 영업실적순위"라는
투금업계의 전통도 붕괴된다.
제일투금과 신한투금의 순위다툼이 세인의 관심을 끄는 또다른 이유는
뒤바뀐 회사이름이다.
공교롭게도 제일투자금융은 신한은행계열이고 신한투자금융은 제일은행
계열이다.
물론 제일투금과 신한투금은 80년대말 상호를 서로 바꾸려고 시도했었다.
그러나 이같은 시도는 결국 좌절됐다.
"신한"이라는 이름으로 장사를 잘하고있는데 굳이 돈들여가면서 이름을
바꿀 필요가 없다는 신한투금측 주주들의 비토때문이었다.
"신한"이라는 회사이름을 가져가려는 제일투금과 이를 내놓지 않으려는
신한투금.이들간 다툼의 앙금은 아직까지 남아있는 상태다.
여기에다 양사가 재일동포와 개성상인들을 주축으로 각각 설립됐다는
사실은 이들의 순위경쟁을 단순한 4위다툼으로만 볼수없게 만든다.
제일투금은 이희건신한은행회장등 재일교포상공인들이 모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설립한 회사.반면 신한투금은 김종호씨(당시 세창물산회장)등 개성
출신의 재계인사들을 주축으로 세워졌다.
지난85년 국제그룹이 무너진 이후 김종호씨 지분이 제일은행으로
넘겨졌지만 여전히 개성상인의 발언권은 남아있는 상태다.
제일투금과 신한투금의 순위다툼이 재일교포와 개성상인의 자존심대결로
알려진 것도 이때문이다.
투금업계에서는 지난6월 결산을 계기로 신한투금이 일단 제일투금을
앞서지 않았느냐는 평가를 조심스럽게 내리고있다.
당기순이익에서 제일투금을 앞지르고 있는데다 자기자본규모에서도 따라
잡았기 때문이다.
신한투금은 93사업연도(93년6월~94년6월)중 2백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제일투금(1백37억원)보다 크게 앞섰다.
부실채권규모(64억원)가 적은데다 매매콜론과 CMA(어음관리계좌)팩토링
금융 유가증권부문에서 많은 이익을 냈다.
반면 제일투금은 과다한 부실채권보유(6백25억원)로 많은 돈이 무수익자산
으로 묶여있는 형편이다.
운용자산에 여유가 없는만큼 이익을 낼 수없었다.
자기자본규모의 변화는 더욱 놀랍다.
신한투금의 자기자본은 6월현재 1천5백3억원으로 92사업연도보다 38%
늘어났다.
지난5월 1백억원의 유상증자와 이익잉여금의 적립때문이다.
반면 제일투금의 자기자본은 5% 늘어난 1천5백16억원.절대액규모로 보면
제일투금이 신한투금보다 13억원 많은 정도다.
투금사의 자기자본은 자금여수신에서 한도를 정하는 근거이다.
자기자본이 많을수록 채무부담한도 유가증권보유한도 CMA수신한도등이
비례해서 늘어난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신한투금이 제일투금보다 많은 이익을 실현했어도
자기자본이 훨씬 많은 제일투금을 업계순위에서 높게 평가해왔다.
그러나 지난6월 자기자본차이는 "백지장"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부실자산규모가 적은 업체(신한투금)가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신한투금에서는 9월현재 자기자본면에서 제일투금을 앞섰다고 말하고있다.
제일투금은 그러나 신한투금과 비교하는것 자체를 거부하고있다.
선발사의 자존심을 걸고 결코 순위를 양보할수 없다는 입장이다.
제일투금은 현재 여수신에서 신한투금을 앞서고있다.
총수신의 경우 6월말현재 4조6백27억원으로 신한(3조2천8백27억원)보다
8천억원이상 많다.
총여신도 3조5천2백26억원으로 신한(3조1천2백16억원)에 앞서고있다.
금융기관에 대한 평가는 기본적으로 여수신계수를 갖고 해야한다는게
제일측 주장이다.
새로운 사업개발이라는 측면에서도 선발사인 제일투금이 개척자적인
노력을 하는반면 후발사인 신한투금은 선발사가 해놓은것을 받아들이는
입장이라고 밝히고있다.
단순히 이익규모와 자기자본규모로만 순위를 매기는 것은 넌센스라고
강조한다.
제일투금은 지난2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회사조직을 팀제로 개편하고 보수적인 경영방식을 공격적으로 바꾸면서
경영혁신을 추진중이다.
"지난해에는 신한투금에 뒤지고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됐지만 올해들어서는
직원들이 자신감을 회복했다.
신한과의 비교는 생각치도 고있으며 1위로 올라서기위해 전직원들이
노력하고있다"(신한투금 김구연경영혁신팀장) 제일투금이 신한투금에
완전히 덜미를 잡힐것인지,아니면 신한의 추격을 따돌리고 업계선두
경쟁에 나설수 있을지는 94사업연도내에 판가름나지 않겠느냐는게
업계의 진단이다.
< 현승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