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심상을 화폭에 담아온 조광호신부(47)의 개인전이 23일~10월5일
서울 예술의 전당 미술관(580-1642)에서 열린다.

미화랑(542-3004)의 기획으로 열리는 이번전시회에는 "내면에서 오는
에너지와 선의 생명성"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발표된다.

출품작은 "땅과 문명"(1,000호) "붉은 바지"(300호) "로고스의 암호-
코리아판타지"(100호)등 26점.

스티로폴 종이 밧줄 바지등의 오브제를 결합해서 만든 근작들이다.

"현대사회 문명비판"을 주제로 삶과 죽음이라는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화면전체에 흐르는 번짐이나 흘림효과로 활력적이고 생동감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특징.

이같은 요소들은 속도감을 갖고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 중력과 자유로움을
전해주고 있다.

평론가 이재언씨는 그의 그림에 대해 "눈으로 보는 성서라기보다는 형상
없는 내면의 은밀한 기록, 즉 존재의 비밀앞에서 묵상함으로써 초월자와의
만남을 담은 내면의 고백록"이라고 평했다.

이어 "그의 그림이 큰 그림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잔 기교를 일절 배제한
자유로운 화면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독일 뉴른베르그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성베네딕도미술
연구소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서강대교양학부에 출강하고 있다.

< 신재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