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톱에서 "칠각패"를 잡으면 승산이 있다는 이상적인 조건으로 여겨
게임에 참여할 빌미로 삼는다.

우리 칠각회의 발원은 해외여행이 쉽지 않았던 1986년 가을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사와 스위스 산도스사가 공동으로 초청하여 유럽7개국의
보건의약계 및 GMP제도(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를 살핀다는 명분으로
보건사회부 출입 전문지 기자단에 해외취재의 기회가 주어지면서
비롯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시발로 베링거인겔하임,스위스 바젤 취리히,영국
런던,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탈리아 로마 나폴리,프랑스 파리,서울로
이어지는 16일간의 취재활동은 논산훈련소 신병훈련에 버금갈 고된
일정이었는데도 "느낀바가 많았다"는 여행후일담을 모두가 남길수
있었을 만큼 소중한 추억들을 안고 있다.

사석에서 여행담이 무용담으로 변하기 여러번이던 때에 "그러지 말고
추억을 되살릴겸 "엄담패설"(여행중 음담 설을 곁들이면서도 상징적인
말들만 했었다는 뜻)을 해보자"는 누군가의 제의에 칠각성회원은 여행
이듬해인 87년 7월7일 오후7시 교통도 7달된 사당동에서 회동했다.

보건의약 전문지에 입문한지 20년 30년을 넘긴 중견 전문언론인으로
구성된 칠각회는 강호이 병원신보 편집국장,김근종 보건신문 전편집부국장,
서병준 약사공론 기획국장,유인왕 의협신보 편집국장대우,이웅 의학신문.
일간보사 편집국장,장석기 의사신문주간,진승준 약업신문.화장품신문
주간이 회원이다.

잦은 모임을 갖다보니 화제의 주제도 기상천외한 내용들이 많아지는데
얼마전에는 "수천만원이면 총선에 참여할수 있을테니 기금을 마련해서라도
회원중 한두명쯤은 국회 보사위원회에 상주시켜야 하는것 아니냐"는
공식적인(?) 의안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이러한 농반진반 좌담이 성취될지의 여부와 그 시기는 어림할수 없겠으나
칠각회의 당장 바람은 보건의약계의 당면문제들이 국민복지증진이라는
시대적 명제에 합리적으로 접목될수 있도록 전문 언론인으로서의 실질적인
역할을 다하고 후배기자들에게 본보기가 돼야겠다는 다짐뿐이다.

좋은 모임을 소개하면서 퇴폐문화로 지목되는 고스톱이 부각됐는데 우리
칠각회원은 고스톱 게임을 즐기지 못함을 후렴으로 남기고자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