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예탁금은 더이상 장세 향방의 가늠자가 아니다"

주식시장은 지난 16일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선 이후 계속
강세장을 연출하고 있지만 고객예탁금수준엔 이같은 강세징후가 전혀
나타나지않고 있어 증시주변에선 이같은 얘기가 나돌고 있다.

9월초의 2조9천억원대가 현재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고객예탁금은 주가가 오른 뒤에 늘어나는 후행지표라고 보아도 늘어날
조짐도 별로 잡히지 않아 설득력을 얻고있는 형국이다.

또 전체싯가총액에서 고객예탁금이 차지하는 비중인 고객예탁률도
연초의 35%수준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최근 19%대에 머무는 실정이다.

주식시장이 고객예탁금과 전혀 별개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증시의 기관화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한다.

현재 기관투자가들은 거래비중의 35%이상을 차지하면서 주가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반해 이들의 매매자금이 고객예탁금에는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예를들어 기관들이 하루동안 지수관련이 높은 주식 1천억원어치를 사고
그렇지 않은 주식을 1천억원어치 판다면 주가지수는 올라도 고객예탁금은
그대로 일수 있다.

기관은 자금을 증권사에 하루이상 예탁하는 법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관화추세가 더욱 진전될 전망이기 때문에 고객예탁금을
장세강약의 지표보다 일반선호종목들의 강약을 가늠하는 쪽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결국 최근의 기관장세에서는 고객예탁금보다는 기관들의 투자동향과
전략에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이 유용한 투자전략이 될수 있다는
얘기도 가능하다.

<정진욱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