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은행에 대한 감사에서 의원들은 여신관리제도의 문제점, 중앙
은행의 독립성 확보방안, 원화절상대책, 중심통화지표의 변경문제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나오연의원(민자)은 여신관리제도의 경직적 운용이 기업경영의 자율성
창의성을 저해,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고 은행의 자율적인
자금운용능력이나 여신심사 능력을 약화시켜 왔다며 시장경제체제에 맞게
제도를 축소 내지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박일 이철 박은태의원(민주)등은 정치권등에서는 중앙은행의 독립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음에도 한은은 외부를 의식해서인지 스스로가 중앙
은행 독립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질책하면서 한은총재의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노승우의원(민자)은 "원화가 5%로 절상될 경우 국내 전체 상장기업이 입는
연간 손실액은 경상이익의 11%인 규모인 4천3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향후 4년간 연차적으로 65억달러의 무역수지 악화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한은의 원화절상대책은 무엇이냐고 따졌다.

정필근의원(민자)은 "최근의 중소기업 부도율증가는 금융실명제 실시에
따라 현금수요가 늘어나면서 화폐유통속도가 떨어져 유동성이 감소한데 따른
것이 아니냐"면서 "이러한 사정을 감안, 총통화 증가율 목표를 상향조정할
용의는 없는가"고 질문.

류돈우의원(민자)은 "한은이 충격적인 통화관리를 하고난 바로 다음달인
지난 3월의 중소기업부도업체수는 평균보다 2백개 정도가 늘어난 1천개가
넘었다"며 "충격적 통화관리의 규제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RP(환매조건부
채권)규제의 개선방안을 포함하는 통화관리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최돈웅의원(민자)은 "추석에 한은이 배정한 중소기업 긴급구조자금
6천억원중에서 지원배정액의 13.6%인 8백14억원이 집행되지 않았다"고 지적
하고 "은행들의 담부위주 대출관행을 시정할 대책은 있는가"고 따졌다.

김봉조(민자) 장재식의원(민주)등은 "총통화규모가 총유동성의 3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데 중심통화지표의 문제가 있다"며 경제전체의 유동성을
반영할 수 있는 통화지표를 개발할 용의가 없느냐"고 물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