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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국내 노동조합이 조직결속을 강화하기 위해선 현재의 대립과
투쟁중심의 운동방향을 생산참여와 노사협력쪽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서울대 배무기교수(노동경제)는 29일 노동연구원대회의실에서 열린
"노동운동의 국제적추세와 한국노동운동의 과제"에 관한 국제세미나에서
"한국의 노동운동이 대립적이고 투쟁적인 방식에서 탈피하지 않을 경우
조만간 막다른골목에 다달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이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주제발표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 편 집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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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환기의 한국노동운동과 과제 <<<<

**** 배무기 서울대교수 ****

1987년 6.29민주화선언이후 우리나라의 노동운동에는 많은 변화가 있어
왔다. 노동조합원이 급속히 팽창하고 노동조합수도 빠르게 증가하였다.

이제까지 사용자들이 절대적으로 우위를 누리던 소위 상대적 힘의
우위성이 노동조합에게 이관되었다.

또 전노협과 업종별회의,기타 지역별 노동조합협의등이 전국적으로
조직되어 하나의 세력으로 대두되었다.

그러나 이같은 노동운동의 성장과 함께 노동조합조직에서는 노동자
또는 노동조합간의 대항관계가 문제로 되고있다.

거의 대부분의 노동조합에는 2개 또는 3개계파의 노동세력이 서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노동조합의 활동에 있어서 노사간의 이념상의 갭이 아직도 커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용자들은 유교사회의 가부장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노동조합은 임금과 근로조건개선과 같은 단기이익 쟁취에 운동을
치중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아직도 제로섬게임을 하고 있다.

한국의 노동운동은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노동조합이 추구하는 대립적이고 투쟁적인 길도 얼마가지 않아 막다른
골목에 다달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영여건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노조들은 과거의 투쟁방식을
노동운동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따라서 한국노동운동은 선진국들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업장단위에서의
참여와 협력의 제고라는 노동운동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고 교훈을
얻어야 한다.

한국의 경우 이러한 참여와 협력을 가능하게하는 문화적 토양이 있다고
생각한다.

전노대중심의 재야노동운동세력은 앞으로 경제 사회 노동화경의 변화를
살피면서 그들의 운동이념을 재정립하고 국민들의 우려와 혐오감을 불러
일으키는 과격한 투쟁방식을 지양해야할 것이다.

노동관계법개정과 관련,노조는 기존의 이익을 철통같이 지키는 쪽보다
노사관계를 한단계 더높게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도록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