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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석유화학업계가 생기를 되찾고 있다. 미쓰비시유화등이 공장조업률
을 높이고 있다. 마루젠사는 차일피일 미뤄오던 게이오에틸렌플랜트를
조만간 가동할 에정이다.

지난 4년동안 계속된 불황에서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일본석유화학산업은 과연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는가. 일본업계의 현황
을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해본다.

< 편 집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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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수지 합섬원료등 소재를 중심으로 하는 일본석유화학업계는 지난
4년여동안 거품경제붕괴와 그에따른 장기적 경기침체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에틸렌을 기준으로한 일본내수시장은 90년의 5백83만t을 정점으로
3년연속 감소세를 면치못해 지난해에는 5백33만t에 머물렀다.

올들어 하반기부터는 에틸렌생산이 전년수준을 웃도는등 회복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본격회복에는 아직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이같은 수요의 부진은 저조한 국내경기와 함께 관련수요산업의 제품
출하가 줄어든데 주요원인이 있다.

자동차 가전제품을 비롯한 수요산업의 수출이 부진할 뿐아니라 이들
업체들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고 있는 점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종래 석유화학제품수요의 20%가량을 점해오던 간접수출수요가 대폭
감퇴한 것이다.

종래 자동차용 수지.고무의 수요는 <>일본내 자동차생산대수의 증가
<>1대당 사용단위의 증가(다른소재로부터의 대체가 진행)등으로 견조한
신장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일본내 자동차생산은 90년 1천3백59만대를 나타낸이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2000년에는 1천만대를 밑돌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가전분야의 경우도 <>엔고의 영향에따라 AV기기등의 해외생산증대
<>대형히트상품의 부재등의 요인으로 90년대중반까지는 부진한 시황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합성섬유의 경우도 엔고의 영향으로 해외생산이 더욱 가속화돼 국내
공동화를 피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공업용과 함께 주요수요분야를 이루고 있는 포장재 잡화등 개인소비관련
분야는 개인소비의 회복과 함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는 있으나
<>환경보호에 대한 의식의 강화 <>제품사용사이클의 장기화 <>포장간소화
<>대량소비및 대량폐기형의 소비스타일변화등으로 성장템포는 상당폭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폴리에틸렌필름을 비롯한 일부가공품분야의 경우도 값싼 노동력과
엔고를 배경으로 동남아시아에서의 수입이 증가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 나라는 일본등 선진국에서의 성형기도입및 기업의 직접진출
등에 힘입어 기술면에서도 상당한 진척을 이루고 있어 저가지향성이 높은
제품에서는 강한 경쟁력을 나타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같은 점을 반영,석유화학제품의 내수는 거의 정체상태를 면치못해 오는
2000년에도 에틸렌을 기준으로한 수요규모가 5백40만t정도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일반적이다.

이에따라 현재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일본유화산업의 설비가동률은
앞으로도 당분간은 고전을 계속할 것이란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지난90년만해도 일본업체들의 설비가동률은 1백%에 육박했으나 해마다
이비율은 하락추세를 계속,현재는 70%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종래 일본의 석유화학산업은 대규모 내수시장을 갖고 있는 이점을
활용한 내수충족형의 산업이었다.

수출은 내수가 부진할 때에 설비가동률을 유지하기 위한 조정역할정도에
그쳤었다.

그러나 엔고와 함께 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수급조절역으로서의 수출의
기능도 대폭 약화됐다.

수출시장의 경우 일본석유화학제품의 80%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지역은
세계경제성장의 중심지로서의 기능이 기대되고 있지만 91년과 92년
에틸렌생산시설을 대폭 확충한 한국을 비롯, 각국이 유화산업을
기간산업으로 육성할 방침을 적극화하고 있다.

앞으로도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등은 유화제품의 자급화를,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대만등은 수출물량의 확대를 추진할 것이
분명한 상황이다.

이에따라 2000년에도 대량수입이 확실시되는 중국을 제외하면 일본의
수출시장은 앞으로 점차 축소될 것이 확실시된다.

특히 품질차별화가 어려운 화성품 범용품의 경우는 공급국의 증가에
따라 가격면에서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돼 엔고의 부담을
안고있는 일본기업으로서는 채산성면에서 고전을 면치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출면에서 이미 한국에 밀리고 있는 일본이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합성수지(5대범용수지기준)의 경우 일본은 1백만t을 수출한 지난
91년까지만해도 한국을 앞서왔으나 92년부터는 한국에 추월당했다.

지난해의 경우 일본의 합성수지수출은 1백24만t에 그친 반면 한국의
수출물량은 2백27만t에 달했다.

한편 일본시장내로의 수입측면에서는 주변국가들의 공급능력증대 및
품질향상과 함께 저가공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돼 일본국내에서도
수입품을 사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점들을 감안할 경우 지난해 에틸렌환산기준 40만t의 수출국인
일본이 오는 2000년에는 40만t의 수입국으로 바뀔 것이란게 일본흥업은행
의 전망이다.

한편 공급측면을 살펴보면 지난83년에 시행된 특정산업구조개선임시
조치법에 따라 설비능력삭감등이 추진되면서 80년대중반까지 계속됐던
설비증강추세는 한때 중지되기도 했다.

그러나 88년 동법이 해제되고 세계경기도 활황을 나타내면서 다시
설비증강붐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에따라 에틸렌 생산능력은 올해말 기준 7백30만t에 달하는 반면
수요는 5백40만t선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 공급초과현상이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이같은 수급격차는 가격의 하락과 함께 고정비부담에 따른 코스트의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

더구나 엔고 아시아국가들의 생산능력확충등을 고려하면 일본의
수급격차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없다.

이처럼 악화된 사업환경을 반영,일본유화업체들의 경영상황도 크게
나빠지고 있다.

12개 에틸렌생산업체의 경우 지난92년 경상손익의 합계가 적자로 전락
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적자폭이 7백50억엔으로 확대됐다. 수익구조의
개선이 긴급현안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적자의 기본원인은 물론 시황의 부진과 경쟁력약화에 있지만 내부적
요인으로서는 인건비 감가상각비등의 고정비부담을 지적할 수있다.

석유화학산업의 주원료인 나프타가격은 국제시황에 연동하고 있어
변동비의 국제경쟁력에서는 일본이 한국등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생산코스트측면에서의 경쟁력약화는 엔고와 고정비에 원인이 있음이
분명한 셈이다.

엔고추세가 정착하고 있고 내수시장의 회복도 기대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일본석유화학업계는 생산 물류 관리 연구개발등 각부문에서의
코스트재점검및 사업재조정을 통한 고정비삭감이 최대의 현안이
되고 있다고 말할 수있다.

일본업체들의 코스트가 높은 또하나의 원인으로서는 일본의 독특한
상거래관행을 들수있다.

일본유화업체들은 자동차 가전등을 비롯한 수요업체들의 다양한 요구에
세밀히 대응해왔기 때문에 제품의 종류가 경쟁국들에 비해 많을 뿐아니라
개발 서비스 납품빈도등에서도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이같은 일본적 특성은 비가격면에서의 우위를 확보,다른국가제품의
수입을 차단하는 구실을 해왔다.

그러나 엔고의 영향으로 가격경쟁력이 약화된 수요업체들이 소재의
저가화를 지향하게 됐고 이의 영향은 유화업체들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비가격경쟁력의 우위에 의한 수요의 확보는 한계에 부딪치고 있는
것이다.

일본유화업계는 한마디로 자동차 가전등 거대수요처를 대상으로
많은 메이커들이 점유율을 늘리기위해 과당경쟁을 벌이면서 코스트를
충분히 가격에 반영하지 못했다.

적자 상황을 자초하고 만것이다.

이에따라 석유화학업계는 가격에 전가할 수없는 기능이나 서비스를
재조정,저가지향이 강한 제품의 코스트를 삭감하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