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목욕탕에서 머리를 깎다가 얼핏 이발사아저씨에게 이렇게
물어봤다.

"요즘같은 세상에도 대통령 할맛 날까?" 그랬더니 의외로 그 아저씨
대답은 "별로 신경 안쓸거예요.

한마디 지시만 내리고 나면 잊어버리겠지요.

"였다.

"비록 내가 5,000원짜리 머리깎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세상 돌아가는
일 알만큼 다 안다"는 말을 듣고 새삼 깜짝 놀랐다.

나는 요새 세상 돌아가는 사태를 보면서 한없는 서글픔속에서 무력감을
느낄 때가 많다.

그럴때면 희망의 빛이라도 볼까 하고 숲속을 찾아 가곤한다.

세상에는 강한 자가 있고 약한 자가 있다.

악한 사람은 대체로 강하고 착한 사람은 대체로 약하다.

지존파는 강했고 그들에게 납치 폭행 약탈,그리고 마침내 살해까지
되고 소각 암매장된 중소기업 사장부부,그밖의 피해자들은 모두
약한 자들이었다.

택시기사 온가는 강했고 악랄했고 그 희생자들은 모두 연약한 부녀자들이었
다.

여야정치인 관리 세무관리는 특히 강하고,이른바 민간인은 아무리
돈이 있어도 약한 사람들이다.

이제는 군대에서도 완력이 센 사람이 상급자를 구타하는 세상이
되었다.

사장은 강하고 근로자는 약하다.

그러나 사장도 붉은 띠를 두른 근로자의 폭력앞에서는 약하다.

강해서는 안될 것이 제멋대로 판을 치고 약해서는 안될 것이 무력하게
굴종하고 멸살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문민정부가 되어서도 한국병은 고쳐지지 않고 있다.

정부의 관리들이나 정치인들이 한국병의 근본원인을 모르고 그것을
치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병인은 어디에 있는가.

이 시대의 지도자들이 외제 이념의 노예가 되어 지금 서구의 양심적
지성인들이 그렇게도 동경하고 심취하는 동양사상의 정수에 비춰
자기 인생관 정치철학을 세워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우선 노자의 도덕경 한권이라도 읽고 음미하고 생각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천하에 유약한 것은 물보다 지나친 것이 없다.

그러나 그 물은 견강한 것들을 쳐부수고 이긴다.

그 까닭은 아무것도 물을 대신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럽고 너그러운 것이 사납고 고집스러운
것은 이긴도는 사실을 천하(천하)가 알지못하고 행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성인은 말한다.

나라의 허물을 자기것으로 돌리는 자를 사직(사직)의 주(주)라 하고,나라의
불상사를(불상)자기에게는 돌리는 자를 천하의 왕(왕)이라 하는
것이다"(노자 78) "전기가 알지못함을 아는것은 그래도 괜찮다.

자기가 모르면서 안다고 하는 것이 병이다.

오직 자기가 병들어 있음을 아파하자.그러면 더이상 병들지 않게된다"(71)
지존파는 약한 자들이었다.

주사파도 약한자들 가운데에서 나왔다.

사람은 아무도 본래부터 강하고 교만하고 방자하고,향락적이고,악랄한
존재로서 태어나지 않았다.

중생(중생,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인자하고 겸허하고 진실되게 행복하게
살고자하는 성향을 갖고있다.

맑고 깨끗한 바탕(성)이 있단 말이다.

그러나 이 마음바탕은 아집(아집)이란 뿌리깊은 인간의 오염된 의식때문에
이기주의적 욕심과 거기서 비롯되는 질투와 별도,대립투쟁이라는
세상의 온갖 재앙과 불행을 초래하고 마는 것이다.

지금 이세상의 모든 강자가 겸허하게 반성하면서 참으로 강한 약자가되는
노력을 시작한다면,나라의 장래는 밝은것이 되지 않을까.

운 것을 이긴다는 사실을 천하가 알지 못하고 행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성인은 말한다.

나라의 허물을 자기것으로 돌리는 자를 사직의 주라 하고,나라의
불상사를 자기에게로 돌리는 자를 천하의 왕이라 하는 것이다.

"(노자 78) "자기가 알지 못함을 아는 것은 그래도 괜찮다.

자기가 모르면서 안다고 하는 것이 병이다.

오직 자기가 병들어 있음을 아파하라.그러면 더이상 병들지 않게된다"(노자
71) 지존파는 약한 자들이었다.

주사파도 약한 자들 가운데에서 나왔다.

사람은 아무도 본래부터 강하고 교만하고 방자하고 향락적이고 악랄한
존재로 태어나지는 않았다.

중생(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인자하고 겸허하고 진실되게 행복하게
살고자하는 성향을 갖고있다.

맑고 깨끗한 바탕(성)이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마음바탕은 아집이란 뿌리깊은 인간의 오염된 의식때문에
흐려지고 만다.

이기주의적 욕심과 거기서 비롯되는 질투와 분노,대립 투쟁이라는
세상의 온갖 재앙과 불행을 초래하는 것이다.

지금 이세상의 모든 강자가 겸허하게 반성하면서,참으로 강한 약자가
되는 노력을 시작한다면,나라의 장래는 밝아지지 않을까.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