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잡아라" 미국 양대 콜라업체인 코카와 펩시사이에는 요즘
대학시장 쟁탈전이 한창이다.

이들 양사는 1,000만달러(약80억원)가 넘는 엄청난 돈을 들여가며
학교식당과 편의점 자동판매기등 대학내에서 유통되는 음료수의
독점판매권을 따내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코카콜라는 지난달말 뉴브룬스윅과 뉴저지 분교를 포함한 룻저스대학
3개캠퍼스에서 10년간 청량음료수와 주스를 독점판매하는 계약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3개 캠퍼스 재학생 4만8,000명의 고객을 잡는데 쓴 돈은 무려 1,000만달러.
롯저스대학내 카페테리아,학생회관과 자동판매기등의 음료수 독점
판매권을 내건 이 계약에 펩시는 750만달러를 제시해 코카콜라에
석패했다.

덕분에 지금까지 룻저스 대학내 음료시장을 장악해 온 펩시콜라는
이 대학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룻저스 대학이 콜라업체들간 대학시장 쟁탈전의 첫 무대는 아니다.

지난 92년 펩시콜라가 1,400만달러(약112억원)를 주고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의 10년간 음료수 독점판매권을 따낸 이후 이같은 바람은
신시내티대학 오리건대학등 많은 대학으로 번져가고 있다.

이처럼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가며 얻어낸 독점판매권이 콜라업체들에
가져다주는 실제 수익은 얼마나 될까.

이에대해 양사 모두 입을 다물고 있어 가늠해 볼 길이 없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콜라업체의 대학시장 쟁탈전이 제살 깎아
먹기식의 소모전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음료업계 전문지인"베버리지 다이제스트"의 발행인 제스 메이어스씨는
"코카와 펩시 양사는 우선 계약을 따고 보자는 식의 태도로 대학시장에
달려들고 있지만 낙찰자가 되는 순간 영업에서는 패자가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잘라 말한다.

당장 손에 들어오는 돈은 별로 없을지 몰라도 양사의 대학시장
쟁탈전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젊은 고객의 입맛을 길들이는 것은 숫자로 환산할 수없는 잠재이익을
보장하는 길이라고 양사는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대 콜라업체의 고래싸움에서 어부지리를 보는 것은 대학이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등 이분야의 선발대학들을 지켜보며 노련한
경매기술을 터득한 후발대학들은 기존 계약조건에다 특별판촉전등
보너스까지 얹어가며 양사의 콜라전쟁을 부추기고 있다.

이같은 바람은 통신업계나 서적판매업계까지 확산되고 있다.

AT&T와 서적판매업체인 바니스&노블사는 최근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내
통신및 서적판매 분야의 독점권계약을 체결했다.

펜실베이니아대학의 브래드 초트 부총장보는 "재정확보를 위해
더 많은 대학들이 음료수와 통신,서적분야의 독점판매권 경매에
나설 것이고 이같은 추세는 멀지않아 전 산업분야로 번질 것"으로
전망했다.

< 노혜령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