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상품판매가 아닌것처럼 위장,소비자에 접근한뒤 교묘한
방법으로 물건을 팔아넘기는 신종 악덕상술이 만연하고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원장 민태형)에 따르면 지난 88년 단한건에불과하던
악덕상술상담사례는 올해9월말 현재 1천여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한때 악덕상술의 대표격이었던 피라미드식 다단계판매방식이 여론의
질타와 당국의 단속으로 거의 자취를 감췄음에도 이처럼 소비자들이
변칙판매행위에 쉽게 현혹되고 있는 이유는 요즘 들어 그방법이
더욱 교묘해진데다 날로 새로운 방법이 등장하고 있는데서 비롯되고있다.

특히 사은품제공 설문조사등을 빙자,저질상품을 고가에 떠넘기는
유인상술이가장 성행하고있어 소비자들에게 이중삼중의 피해를 입히고있는
실정이다.

<>사은품제공.설문조사를 빙자한 상술=일명 캐치세일즈(유인판매)방식이다.

주로 노상에서 강압에 약한 여성이나 판단력이 떨어지는 미성년자등을
상대로 상품판매목적을 숨긴채 설문조사등을 빙자,인근차량이나
사무실로 유인해 상품을 강매한다.

이런 식으로 판매되는 제품은 그릇세트 회화테이프등 대부분 20만원이상의
고가품들로 품질 안전 가격면에서 피해사례가 속출하고있다.

<>공공기관을 사칭한 상술=보건소에서 뇌염예방을 위한 조사를
하러 나왔다거나 구청 동사무소 방송국등에서 주민들 대상으로 의견조사를
하러나왔다는 식으로 접근한다음 마치 특혜를 주는것처럼 속여 물건을
판매하는 방식. 이는 공공기관을 사칭하면 사람들이 쉽게 속는 약점을
이용한 경우다.

또 길거리에서 파는 싸구려도자기를 들고다니면서 유명한 도예가의
수제자행세를 하며 비싼 가격에 싸구려도자기를 파는 경우도 비슷한
유형이다.

<>신제품설명회를 빙자한 상술=일명 최면상술로 불린다.

신제품설명회를 빙자해 소비자들을 모아놓고 호텔식사등을 제공하면
한껏 분위기를 띄운후 고가의 물건을 판매하는 방법이다.

일반인들이 선뜻 가기힘든 호텔에서 행사를 벌이는데다 무료식사제공이라는
솔깃한 상술로 "남이 사니까 나도 사고싶은"군중심리를 이용한다.

주로 대리점을 통해 물건이 판매되는 도자기나 가구류 주방용품등
사치성 생활용품판매에 많이 쓰인다.

<>유명인 목소리를 이용한 전화당첨상술=한때 고속버스휴게소등지에서
잠시 쉬는 틈을 이용,승객들에게 시계등을 추첨형식으로 판매하던
방식을 계승(?)한 신종악덕상술. 목소리만 들으면 알만한 탤런트등
유명인들의 목소리를 전화로 들려준다음 당첨됐으니 주소를 알려달라는
방식이다.

이는 기존 "추첨상술"이 해묵어 소비자가 잘속지않자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이기위해 등장한 방법으로,대상품목은 상품의 품질이나
가격을 소비자들이 정확히 파악할수없는 정수기가 대부분이다.

<>무조건 물건을 보낸후 강매하는 상술=갖가지 방법으로 소비자의
주소지와이름을 알아낸후 신청하지도 않은 물품을 배달한후 대금을
청구하는 우격다짐식 신종상술. 몰상식적이고 무분별한 방법에도
불구,뜻밖에 피해가 많다.

이런 방법을 이용하는 악덕업체들은 대개 소비자들에게 업체의
연락처를 생략한채 물건을 보내 소비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든 다음
계획철회기간(7일)이 지났다며 반품도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대금을
독촉하고있다.

< 조일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