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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국의칼] (602) 제3부 정한론 : 반기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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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고 도노는 그럼 오쿠보 일당에게 이 나라의 운명을 맡겨둘
    생각입니까? 사족들의 끓어오르는 불만을 외면하고 말입니다"

    "지켜보는 수밖에 도리가 없어요. 그들이 앞으로 어떻게 이 나라를
    이끌어 나가는지 두고 봐야지요.

    어쨌든 일단 정권이 그들의 손으로 넘어갔으니, 아무쪼록 나라가
    잘되는 방향으로 통치해 나가기를 바랄 수밖에요"

    성인군자 같은 말만 하는 사이고가 답답해서 에도는 벌컥벌컥 술잔을
    기울여댔다.

    듬뿍 취기가 오르자 더욱 핏발이 돋아 시뻘개진 눈으로 사이고를
    쏘아보듯 바라보며, "그럼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 되나요?" 마치
    자기의 처지가 사이고 때문에 진퇴양난이라도 된듯 볼멘소리로 물었다.

    "도쿄로 가오" "예? 도쿄로 가다니요?"

    "도쿄로 가서 천황폐하께 탄원서를 내는 거요. 왜 사가에서 무력봉기가
    일어났는지 솔직하게 쓰고,선처를 탄원하는 수밖에 달리 길이 없어요"

    "사이고 도노는 끝내 원군을 못보내주겠다 그건가요? 예? 예?" 에도는
    이미 혀꼬부라진 소리였다.

    "지금까지 내가 얘길 했잖소.뭘 듣고 있었소?" "음-"

    "내 생각에는 이미 사가성이 버티어내지 못하고."

    주기가 꽤 있었으나 사이고는 그런 말을 입밖에 내서는 안되겠다는 듯이
    얼른 고개를 돌려 바깥을 향해 큰소리로 게이샤를 불렀다.

    "하이- (예)" 하면서 곧 아까 그 게이샤가 들어왔다.

    사이고로부터 원군을 기대할 수가 없게 되자,에도는 절망감에 자포자기
    상태가 되어 거푸 술만 마셔댔다.

    잠시 후 그는 이취상태가 되고 말았다.

    "사이고 너 임마 그럴 줄 몰랐어.몰랐다구. 나는 죽어도 좋고, 너만
    살겠다 그거지? 맞지? 응? 임마" 혀짧은 소리로 마구 "이놈아"를
    내뱉으며 반말로 지껄였다.

    마치 사이고가 무력봉기를 부추기기라도 했던 것처럼 말이다.

    안되겠다 싶어서 사이고는 게이샤에게 일렀다.

    "오늘밤 말이야 이분을 잘 모시라구.네방으로 데리고가서. 어서"
    "하이" 게이샤는 가볍게 일어나 에도를 부축해 일으켰다.

    곤드레 만드레가 되어 이리 휘청 저리 휘청 하는 에도를 게이샤는
    가까스로 부축해 가지고 자기의 방으로 데리고 갔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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