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배우 권해효씨(29)는 요즘 웃음이 절로 난다.

MBCTV의 드라마 "사랑을 그대품안에"에서 얻은 인기를 공연중인 연극
"트루웨스트"에서 확인하고 있기 문이다.

"처음에는 텔레비전프로에서의 인기덕에 관객이 몰린다고 생각했지만
꾸준히 관객이 드는걸 보니 좋은연극은 외면당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생깁니다"

극단 한양레퍼토리의 "트루웨스트"(샘 셰퍼드 작 박중현 연출)는 본래
9일까지 공연될 예정이었으나 매진사태에 힘입어 23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연장공연되게 됐다.

권씨가 이극에서 맡은 배역은 미국사회에 모범적으로 길들여진 KS표 인물.

명문대를 나와 시나리오작가로 성공일로를 걷고있는 30대남자다.

"사회규범에 잘 적응해서 살고 있지만 방랑벽을 가지고 제멋대로 살아가는
형을 은근히 동경하는 인물이죠. 결국 굴레를 벗어던지고 평소에 못하던
일을 과감하게 하게 됩니다"

권씨는 여러가지 좋은 조건을 버리고 하고싶던 일을 선택하는 오스틴을
통해 관객들이 대리충족을 느끼고 돌아가는 것같다고 전한다.

"연극은 교훈을 전달하기 이전에 보고 즐기는 놀이의 장이어야 한다"는
권씨는 "일에 시달린 관객이 심각하면 심각한대로 재미있으면 재미있는대로
즐기고 스트레스를 푼뒤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권씨는 한양대연극영화과를 졸업했으며 연극과 방송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 권성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