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5일 외국인 주식투자한도를 오는 12월1일부터 2% 추가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주식시장이 약세에서 상승세로 돌아설때마다 "만병통치재료"로 거론될
만큼 외국인 투자한도확대는 올해 국내증시의 최대재료로 인식돼온 것이
사실.

그러나 확대시기 예정발표이후 재료가 막상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내자
투자자들은 다소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시장의 흐름이 당초 예상과는 훨씬 다르게 전개되고 있어서이다.

이재료의 최대 수혜주란 공감대를 형성했던 블루칩은 계속 게걸음
중이다.

외국인들간의 장외거래때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돼 한도확대에 따른
주가강세가 예측됐던 종목들도 "제 팔 제 흔들기"식의 움직임을 보인다.

투자자들로서는 한도확대라는 재료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 가라는
질문을 신중히 던져 봐야할 시기에 봉착한 것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우선 수혜예상종목들의 주가가 당초 예상과 달리
움직이게 만든 요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도확대설이 거론될때 마다 블루칩들의 주가가 꿈틀거려 재료가 어느
정도 이미 시장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

또 한도확대폭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킬 만한 수준이 못됐다는 점도
거론된다.

한도확대 예고발표가 있었던 지난 5일 종합주가지수는 오히려 하락세로
반전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도확대가 된다 하더라도 수혜대상으로 인식돼온 종목에 대한 외국인의
매입가능 수량이 적다는 점도 이상기류를 가져온 요인으로 해석되고 있다.

외국인들의 직접출자,기업들의 해외증권발행으로 현재 외국인 지분이
10%를 초과하는 것으로 알려진 종목은 모두 65개.

이중 삼성전자우선주 삼성전관 한솔제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코오롱
한국타이어 동방아그로 한국유리 아남산업 삼보컴퓨터 하나은행등은 12%를
넘는다.

한도확대에 따른 외국인들의 추가매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럭키증권은 블루칩으로 분류되는 포철 한전의 경우 뉴욕증시 연내상장,
한도 10% 내년부터 확대를 이유로 약세를 보였는데 이때문에 블루칩들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설명했다.

향후 해외증시 상장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은 결국 블루칩이란 점에서다.

외국인들은 매수단가를 최근 1만원대를 약간 상회할 정도로 낮췄고
장기보다는 단기투자경향을 보이며 관심권을 블루칩에서 기타종목으로
옮긴 것도 블루칩 주가 오름세의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이다.

고프리미엄 종목들이 제각각 움직이는 데는 프리미엄에 대한 인식차
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은 매매이익을 내기위한 투기적인 수치일뿐 외국인들의
선호도를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 없다는 게 서울증권의 해석이다.

한도확대에 따른 외국인들의 신규수요는 2조4천억원으로 예상된다.
매수기반이 커진만큼 수혜종목도 발생할 수 있다.

럭키증권은 중저가대형주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조언한다. 고가주에
비해 소외됐던데다 외국인 종목당 한도는 3%에 머물러 중소형주보다
유동성이 풍부,매수세를 모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국내 경기가 본격 확장국면에 접어들어 내수확대가 예상되는 시점이라는
점은 업종선택때 고려해야할 부분이다.

결국 내재가치나 실적에 비해 소외된 종목을 개발해야 한다는 정석론
으로 귀결되는 셈이다.

내년 하반기쯤에 국민주를 제외한 종목은 외국인 투자한도가 3% 추가
확대된다는 점도 감안돼야 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많다.

한도확대가 내년에도 유효한 재료라고 가정하면 10월현재 외국인 지분이
10%를 넘어 재료혜택을 받지 못한 고가우량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할
만 하다는 것이다.

또 일본계자금의 국내 유입에 대한 기술적인 장벽이 해소됐음에도 한도가
소진돼 유입이 없었던 점을 감안,이번 확대로 본격 유입이 가능하므로
일본계 자금이 선호하는 종목군도 주가재편기대감이 일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