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모터쇼는 대체로 양산차들의 유럽현지반응을 살피는 모터쇼인 만큼
커다란 변화를 발견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이번 모터쇼에서는 몇가지 변화를 찾을수 있다.

우선 미니밴등 다목적차량(MPV)의 등장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더욱이 아직 이 시장의 규모가 작은데다 최근 유행인 업체간 전략적 제휴
의 붐으로 대형업체간 공동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독일 폴크스바겐이 내놓은 신형 미니밴 "샤론".

이차는 2천cc급으로 미국에서 유행중인 미니밴들보다는 약간 차체가
작으나 유럽스타일에 알맞다는 평가다.

더욱이 샤론은 미국의 포드와 공동개발한 차량이어서 미국시장에서도
기존 스타일보다 작은 차가 어떻게 반응할지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있다.

포드의 이름은 "갤럭시"이다.

이미 판매되기 시작한 차이지만 푸조와 피아트가 공동개발한 미니밴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푸조는 "806"이라는 이름으로,피아트는 "율리스"라는 이름으로 팔기
시작한 이차량은 1천9백cc급으로 차체크기 역시 미국시장 것보다 작다.

특히 푸조는 이차량을 모터쇼 대회공식차량으로 대량 기증하는 등
판촉활동에도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모터쇼에 참석한 현대자동차 전성원사장은 올해 파리모터쇼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이 MPV의 확산으로 국내업체들도 이에대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가지 특징은 시티카,즉 소형승용차이면서 실내공간을 강조한
차량들이 대거 선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이번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폴크스바겐의 "폴로".
기존의 폴로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차체가 약간 커졌다. B클라스급
이다.

포드가 지난 제네바모터쇼에서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컨셉트카 "카(Ka)"도
B클라스보다는 작고 A클라스보다는 큰형태로 소비자들의 반응을 체크하고
있으며 푸조가 전기차개념으로 개발한 "이온"도 안락한 실내공간을 제공
하고 있다.

이차는 전기뿐만 아니라 가솔린을 연료로 사용할수 있는 하이브리드카로
출시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 엑센트도 같은 범주에 포함시킬수
있다.

이들 시티카의 특징은 소형이지만 거주편의성은 물론 안전을 매우
강조하고 있으며 고급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폴로의 경우도 듀얼에어백에 ABS(미끄럼방지제동장치) 사이드 임팩트
바등으로 "중무장"을 하고 있다. 엑센트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추세는 전후 유럽의 베이비붐 세대들이 노령층으로 접어들면서
소형차지만 고급차를 찾기 시작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승용차용 디젤엔진이 대거 선보이고 있다는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는 "디젤엔진=공해주범"이라는 우리나라의 인식과는 달리 가솔린엔진
보다 오히려 공해물질배출이 적은 디젤엔진이 개발되고 있는데다 유지비가
싸게 먹힌다는 이유에서다.

디젤엔진을 내놓지 않은 업체가 거의 없다.

특히 최고급승용차업체 가운데 하나인 BMW도 318tds 525tds등 새로운
터보디젤엔진을 얹은 승용차를 선보여 눈길을 끌고있다.

유럽에서는 디젤엔진의 사용도가 높아 프랑스의 경우 승용차 절반가량이
디젤엔진을 달고 있으며 오스트리아 독일에서도 선호도가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 BMW관계자의 설명이다.

아직 뚜렷하지는 않지만 복고풍도 새로운 변화이다.

도요타가 올초 직선을 강조한 새로운 복고풍의 승용차를 내놓겠다고 밝힌
것과는 달리 이번 모터쇼에는 전시되지 않았으나 포드가 새로 선보인
"뉴 스코르피오"는 상당히 복고풍을 강조한 스타일이다.

다른 승용차들도 전반적인 곡선스타일이라도 부분적으로는 직선을
강조하고 있다.

몇년간 곡선을 강조하면서 차별화가 어려워졌다는 것도 복고풍을
지향하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붕을 여닫을수 있는 컨버터블카가 많이 선보이고 있는 것도 특징의
하나이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선보인 컨셉트카 "실크"등이 그 사례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0일자).